1. 들어가며
오서산 상봉에서 서쪽으로 허리를 굽히다가 던목고개에 허리를 내주고 아차산으로 솟아올라 북쪽으로 산맥을 이끌면서 광천읍내로 빠져드는 산세를 이룬다. 대부분의 산행객들은 광천읍내 관음사에서 아차산(해발 423.9m)을 경유하여 오서산에 오르는 길을 택하게 되는데 헬기장 부터 산행길 우측으로는 보령땅이며 좌측으로는 홍성땅이다.
이번 산행길은 청소면 성연리 용못 조금 위에 위치한 성당길 입구에서 임도를 따라 던목고개를 거쳐 아차산 정상을 밟은 후에 회귀하는 길에 문수골 마을로 하산하는 것으로 하였다.
성당길 입구에서 문수골로 가는 길은 아스팔트길인데, 몇 일전에 내린 눈이 드문드문 녹지 않은 부분이 있고, 우측의 성당제는 얼음이 얼어 새하얀 눈밭을 만들고 있었다. 문수골 입구에서 우측으로 콘크리트 포장길인 임도로 들어서니 좌측으로 오서산의 능선이가 선명하게 드리워져 나를 부르는 듯하고, 청라로 넘어가는 넙티재 너머로 성주산 줄기가 흐릿하게 조망된다. 임도를 따라 걷는 양지녁엔 겨울 햇볕에 눈이 녹아 제법 걷기에 편하다.
임도와 던목고개가 겹쳐지는 곳에 '임도는 사회 간접자본'이라는 구호와 이정표 구실을 하는 표석이 세워져 있고, 몇개의 돌 벤취가 놓여 있기에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이곳에서 쉬면서 던목고개와 아차산의 어원이 무엇일까 궁금하여 검색을 해보는데 딱히 나오는 것이 없다.
던목고개는 예전에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광천으로 나가는 새재고개와 함께 이웃과 소통하는 유용했던 교통길이었다. '던목'의 어원이 아마도 '된목'이 '되다'(힘들다)와 '목'(모가지,목의 비속어)의 합성어로 불리다가 순음화되어 '던목'이 되지 않았나 싶고, '아차산'도 서울 광진구에 있는 아차산처럼 그 유래가 있을텐데, 보령시청 홈페이지 지명유래에 기록이 없다. 그저 나름대로 생각해보니 오서산의 주봉인 상봉에서 흘러 내려와 높다는 의미의 '아차산(峨嵯山,높을 아, 우뚝솟을 차)'으로 불리거나, 두 번째산 정도의 의미를 가진 '아차산(亞次山, 버금 아, 버금 차)으로 불리운 것으로 판단된다.
쉼을 그치고 던목고개에서 좌측으로 아차산 정상을 향해 걷는데, 눈길에는 눈이 내린 후에 산행객이 한 사람도 없었던지 사람의 발자국은 보이질 않고 이따금 산짐승들의 발자국만 엉키어 보인다. 숨을 몰아쉬며 오르던 중 공룡이 울부짖는 포효가 들리는 듯하여 고개를 들어보니 거므스름한 바위가 입을 크게 벌리고 소나무 사이로 숨어 있다.
금방이라도 내게 달려들 것만 같은 '티라노사우르스'라는 육식성 공룡의 아가리를 빼 닮았다. 그놈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정상으로 오르니, 정상에는 아차산(峨嵯山)이라는 명성답지 않게 표지석 하나 안고 있지 못하고, 등산객이 걸어놓은 띠지만 바람에 펄럭인다. 더군다나 정상에서 나무들에 의해 시야를 터 벌판을 바라다볼 수 있는 조망권도 갖질 못한다.
물 한모금으로 땀흘린 몸뚱아리를 식히고 다시 되돌아 내리막에 들어서니 제법 눈길에 미끄럽다.
던목고개에서 문수골 방향으로 길을 잡고 임도를 따라가니 상봉에서 내려오는 등산로와 만난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길을 잡고 마을로 내려온다. 옛날 절과 관련된 마을이름을 갖고 있듯이 제법 깊은 계곡과 물소리가 귀를 맑게 한다.
임도를 따라 이따금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기도 한다. 조금 있으면 봄이 올 듯 싶기도 하다.
2. 산행길 여정
@ 산행 출발 및 도착지점 ; 청소면 성연리 221-1 성당길 입구
@ 1월 14일 10;40 성당길 입구 출발 ▶10;50 문수골 분기점(좌) ▶ 11;15 던목고개 분기점(좌) ▶ 11;20 던목고개 말랭이(좌) ▶ 11;40 아차산 정상(해발423.9m)(유턴) ▶ 12;00 던목고개 임도분기점(좌,임도) ▶ 12;20 문수골 분기점(우) ▶ 12;40 원점회귀
@ 성당길 입구 등산로 안내판
@ 산행길 좌측으로 펼쳐진 오서산 전경
@ 청라고을로 넘어가는 넙티재, 뒤로 희미하게 성주산이 펼쳐진다.
@ 산행로 중턱에서 바라본 아차산
@ 오서산 옆구리를 감싸며 설치된 임도에서 바라본 던목고개
@ 던목고개에서 좌측으로 아차산, 우측으로 오서산 정상으로 가는 분기점
@ 산행로에서 마주친 티라노사우르스의 큰 아가리(입)
@ 아차산 정상(해발 423.9m) 삼각측량 지점
@ 던목고개에서 문수골 방향으로 가는 임도
'보령의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령의 산(제27편 ;천북 봉화산) (0) | 2022.01.24 |
---|---|
보령의 산(제26편 ; 청라 오봉산) (0) | 2022.01.22 |
보령의 산(제24편 ; 만수산 장군봉) (0) | 2022.01.05 |
보령의 산(제 23편 ; 오서산) (0) | 2021.12.24 |
보령의 산(제 22편 ; 옥마산) (0) | 2021.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