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천북땅은 서해바다의 원산도를 비롯한 여러 도서와 함께 구한말 홍성땅에서 보령땅으로 흡수된 지역이다.
보령과 남포가 통합될 당시 오천은 현감보다도 직위가 높은 충청수영 수사가 임용되어 관할하던 지역으로 주민의 자존감이 유난히 높았다. 이에 오천은 홍성목에서 관할하던 천북과 충청수영이 관할하던 서해바다를 끌여들여 오천군을 만들게 되고, 일제시대 때 세군 통합의 과정을 거치면서 오늘날의 보령땅이 된, 보령으로 보아선 은혜로운 땅이라 할 수 있겠다.
지리적으로 오서산에서 흘러내리는 광천천과 홍성군내에서 흘러내리는 금리천으로 감싸안고 둘러쳐진 형국의 퇴적층으로 인해 농토가 기름지고 서해의 풍부한 어족자원으로 풍요로운 동네로, 낮은 산과 구릉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면내 중앙부에 주산인 봉화산(해발 203.1m)이 위치하고 있다.
봉화산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조선시대 봉화산 정상부에 봉수대가 설치되어 운용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데, 전라도 순천만 돌산도에서 한양으로 이어지는 봉수로 구간 중, 보령지역은 잔미산의 봉수대에서 신호를 받아 조침산의 봉수로 연결되고, 그 신호가 이곳 봉화산에 연결되어 홍주쪽으로 이어졌다. 물론 서해안 외연도의 봉화산에서 오는 신호도 조침산을 통하여 이곳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조선시대의 봉수로는 요즈음의 국가통신망에 비유될 만큼 중요도가 높아 외적의 침입을 방어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봉화산을 오르는 산행길은 40번국도 장은보건소 부근 언저리에서 시작되는 길도 있는 것 같았으나, 봉화골 농로를 타고 좀더 들어가 천북농장 앞에서부터 시작 하였다. 농장입구는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었으나 대문옆으로 임도를 따라 직진을 하니 한터고개가 나온다. 한터고개에서 능선길을 따라 제법 넓직한 임도를 따라 조금 올라가니 우측으로 솔밭사이 산행길이 나타나는데, 곳곳에 '천북은 1,000 book'이라는 팻말과 함께 시인들의 주옥같은 시가 걸려 산행인의 눈길을 멎게한다.
솔잎을 밟으며 산행로를 굽어 돌아서는데 갑자기 송아지만한 고라니가 튀어나오다가 내눈을 마주치자 기겁하면서 앞으로 쏠리는 듯 뒤돌아 튀어 나간다. 저도 놀랐겠지만 나도 가슴이 철렁하도록 내려 앉았는데, 잠시 쉬면서 생각해보니 내가 그들의 영역으로 무단 침입한 것이나 다름없으니 내가 미안해야 할일인 것 같았다.
봉화산 정상은 넓은 잔디밭으로 조성되어 있고 한켠에는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정자가 조성되어 있다.
'흥양봉수대지'라는 안내판으로 이곳이 봉수대가 있었던 곳임을 알려주는데 봉수대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다. 조침산과 잔미산의 봉수대처럼 고증에 의하지 않고 어섪게 복원한 것보다 차라리 후대에 확실한 고증으로 복원할 수 있도록 이렇게 잔디밭으로 남겨두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서해바다의 섬과 안면도를 미세먼지로 흐릿하지만 눈으로 즐긴다.
봉화산은 산행하기에는 좀 낮은 듯 싶지만 산책겸 운동삼아 산행길을 즐겨봄도 좋을성 싶다.
0. 흥양(興陽) 봉수대지(烽燧臺地)
봉수(烽燧)는 통신방법의 하나로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빛으로 신호를 하던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고대로부터 이 방법을 사용하여 왔으며, 현재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는 봉수는 조선 세종 때(1419년)에 전면 정비된 제도로 세종봉수제(世宗烽燧制)라 하기도 하며 전국을 5개 노선의 직봉(直烽)으로 구성하고 있다.
이곳 흥양봉수대는 보령시 천북면 사호리 봉화산(烽火山, 조선시대 흥양산) 202.8m 정상에 위치하고 전남 순천 돌산도(突山島) 방답진에서 시작되어 한성 목멱산(漢城 木覓山,현재의 남산)에 위치한 경봉수(京烽燧)에 이르는 제5횃불 중 하나의 간봉(間烽)이었다. 또한 주변의 시야가 넓고 군사적 요충지로 서해에 나타나거나 침투하는 외적을 관측하여 그 사실을 봉수로 알리는 연변봉수(緣邊烽燧) 구실을 한 곳으로 남으로는 10여km 떨어진 보령 주교 조침산(助侵山) 봉수대에 응하였고, 북으로는 거의 같은 거리의 홍성 결성 고산(高山) 봉수대에 응하였으며, 20 여m 굴레의 연대(煙臺)로 추정되는 흔적이 남아 있고 연조를 쌓았던 돌덩이와 당시 봉수대의 봉화군(烽火軍)이 기거하거나 물자를 보관하던 건물의 터와 기와 파편이 주변에 흩어져 있다.(현장 안내판 참조)
2. 산행길 여정
@ 출발 및 도착지점 ; 천북면 장은리 696 (천북농장 입구)
@ 1월 23일 10;10 천북농장 입구 출발 ▶ 10;20 한터고갯마루(좌) ▶ 10;25 임도, 등산로 분기점(우) ▶ 10;45 봉화산 정상(해발 203.1m) ▶ 11;25 원점회귀
@ 천북농장 앞 등산로 입구
@ 한터 고갯마루
@ 산행길에 걸려 있는 시 한 수
@ 봉화산 정상 오름길
@ 봉화산 정상에 설치한 정자
@ 잡목 사이로 펼쳐진 천수만과 안면도
@ 보령화력 방향의 전경
@ 봉수대의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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