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들어가며
설 연휴를 맞이해 심연동으로 향하였다.
올 초 만수산 장군봉을 들르면서 비로봉까지 산행하려 하였으나, 잔설이 남아있어 중간에 무량사쪽으로 하산 하였었다. 이번엔 심연동 골짜기 능선을 따라 전망대를 거쳐 비로봉을 찍고, 상수리재를 경유하여 임도로 물탕골 정수장으로 하산 하기로 예정하고 발길을 시작하였다.
심연동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개울 돌다리를 건너 가파른 경사의 능선길을 올라탄다. 몇 년전에 이 길로 올라본 적이 있는데 중간에 가랑잎에 산행로를 이탈하여 잠시 혼쭐이 날 뻔하였다. 산행인들이 자주 찾는 길이 아니라 구간구간 희미한 산행길이 길을 잃게 만드는 모양이다. 주차장 150고지에서 능선 550고지까지 가파르게 숨을 몰아쉬며 오르니 500능선으로 완만하게 오르내리게 된다.
화장골에서 심연동으로 지나가는 임도의 고갯길에 광장이 있는데, 전에 없던 팔각정 정자가 세워져 있다. 그네 2틀과 벤취가 놓여져 있어 잠시 쉬노라니 무엇엔가 잔디밭이 파헤쳐져 있다. 정자에 멧돼지를 조심하라는 플랭카드가 걸려있던데, 아마 멧돼지들이 지렁이를 찾아 먹느라 밭을 갈아 놓은 듯 헤집어 놓은 모양이다.
물 한모금 마시고 다시 전망대를 향하여 발걸음을 옮긴다. 전망대를 설치하기 전에는 등산로가 좁았었지만, 한참 전 전망대를 설치하느라 임도와 같이 폭이 넓고 평탄하게 조성하여 쉽게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 오르니 근간에 부여땅 외산면쪽을 바라볼 수 있도록 데크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곳에서 능선길을 따라 왼쪽으로 무량사를 끼고 화장골 휴양림으로 향하는 등산로와 장군봉을 거쳐 수리바위쪽으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있으며, 비로봉을 경유하여 만수산 휴양림으로 향하는 등산로의 분기점이 된다.
오래 전 무량사에서 장군봉을 거쳐 전망대와 비로봉 중턱에서 태조암으로 내려서던 등산로로 하산하였던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 올랐다. 그때도 한겨울이라 토끼 발자국이 무수히 찍혔었는데, 요즈음은 토끼 발자국을 찾아보기 힘들고, 고라니 발자국과 멧돼지 발자국만 보일 뿐이다.
전망대에서 비로봉까지는 2.0km 정도의 거리이며, 500고지를 오르내리는 능선길이다. 우측으로는 부여 외산면 땅이고 왼쪽으로는 보령의 성주면으로 분수령을 이룬다. 소나무와 굴참나무 같은 수종이 주를 이루며 산바람이 제법 땀을 식혀준다. 심연동으로 향하는 고갯길이 무량동네와 연결해 주었을텐데 지금은 그 고갯길 등산로가 찾는 사람이 없어서 희미해 구실을 못할 것 같다. 등산로 주변 폐광으로 인해 붕괴되어 위험한 지역임을 표시한 안내판이 보인다. 7~80년대 한참이나 이지역에서 광산업이 흥행하였음을 기억하게 하는 유물로 남아있다. 태조암으로 향하는 분기점을 지나 비로봉(해발 563.4m)에 오른다. 지도를 검색해 보면 만수산 정상을 두어군데 표시를 해 놓았는데, 실질적인 만수산의 주봉은 이곳이라 할 수 있다. 보령땅과 부여땅의 경계는 수리바위에서부터 장군봉, 전망대, 비로봉, 상수리재, 문봉산을 거쳐 성태산에서 갈라지고 성태산에서 백월산을 거쳐 스므티재까지는 청양땅과의 분수령이 된다. 비로봉에서 잠시 쉬면서 부여땅 지선리를 바라보며 수원에서 이곳으로 조선 순조,철종 때 하향하신 내 선조들의 흔적을 기억해 본다.
비로봉에서 상수리재까지 2.8km로 지도에는 등산로로 검색되지 않지만 금북정맥을 종주하는 산행인들에 의해 제법 산행로가 잘 나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보령땅 중에 가장 깊은 계곡인 심연동 골짜기를 감싸안는 형국의 지세라서 제법 등고선이 높다. 상수리재까지는 좌우로 내려서는 등산로의 분기점이 없기에 535, 575봉을 넘나들면서 한시간 반 정도 걸려 상수리재에 도착하였다.
상수리재는 지선리에서 성주리로 넘나들던 고갯길로 서낭당 느티나무가 서 있다. 이곳에서 다시 능선길을 타고 문봉산과 성태산으로 향할 수 있으나 오늘은 물탕골로 향하는 임도로 하산하기로 한다. 문봉산과 성주산의 허리를 끼고 감도는 임도는 완만하여 걷기에 적당하다. 물탕골 정수장을 거쳐 마을로 내려와 삼거리에서 심연동 주차장으로 회귀하니 제법 다리가 뻐근해져 옴을 느끼게 하는 섣달 그믐의 산행길이었다.
산행길에 붉은색 띠지에 '보령시계 종주'라는 글이 적혀있다. 그들은 보령지역 산들을 종주하면서 무엇을 느꼈을까?
2. 산행길 여정
@ 출발 및 도착 지점 ; 보령시 성주면 성주리 산 39 (심연동 주차장)
@ 1월 30일 10;00 심연동 주차장 출발 ▶ 10;50 심연동 분기점(직) ▶ 11;00 화장골 매표소 분기점(직) ▶ 11;05 화장골, 심연동 분기점, 광장(직) ▶ 11;20 성주산(만수산) 전망대(직) ▶ 11;25 심연동 분기점(직) ▶ 11;30 태조암 분기점(직) ▶ 11;50 만수산 비로봉(해발 563.4m)(좌) ▶ 12;20 535봉(직) ▶ 12;30 만수산 휴양림 분기점(직) ▶ 12;50 575봉(직) ▶ 13;20 상수리재(직,임도) ▶ 14;00 물탕골 정수장 ▶ 14;20 원점 회귀
@ 심연동 주차장에 설치된 산행 안내도, 개울 건너 능선을 오르는 산행길이 있다.
@ 가파른 능선길 산행로의 바위 군락
@ 심연동 골짜기에서 올라오는 산행로와의 분기점 (심연동 주차장에서 1.2km)
@ 화장골에서 올라오는 분기점
@ 임도와 만나는 광장에는 근래에 조성된 팔각정이 세워져 있다.
@ 성주산(만수산, 해발 575m) 전망대에 근래에 부여쪽을 바라다 볼 수 있도록 전망 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 비로봉으로 향하는 길 도중의 심연동 내려가는 분기점
@ 능선길의 폐광으로 인한 붕괴 위험 지역
@ 태조암으로 내려가는 분기점
@ 만수산 비로봉(해발 563.4m) 정상 (전망대에서 비로봉까지 2.0km)
@ 산행인 중 보령의 시계를 종주하는 팀이 있는가 보다.
@ 만수산 휴양림 분기점 (비로봉에서 상수리재 까지 2.8km)
@ 지나온 비로봉과 아미산의 전경
@ 535m봉
@ 575m봉 휴식터
@ 상수리 재 하산 지점
@ 상수리 재 당목(느티나무)에서 물탕골쪽으로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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