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흔적따라

제72편 ; 고령신씨 열녀비각

푸른나귀 2019. 12. 16. 18:46


1. 들어가며


   화엄서원에는 이지함, 이산보, 이몽규, 이정암, 구계우(具繼禹)가 모셔저 있다. 구계우(具繼禹, 1558~1620) 본관은 능성이고 호는 수암(睡庵)이다.  수암(睡庵)의 여식 후손에서 고령신씨 가문으로 시집을 가서  만천 신학이 출생하였다. 신학이 외가쪽의 향리인 보령에 입향하여 보령 입향조가 된다.  그분의 아들 넷중에 첫째, 둘째, 셋째가 사마시와 문과에 급제를 하고 막내는 효자로 봉해진다. 둘째가 심문제인데 그의 손주가 신종수이다. 신종수(1734~1796)는 다산 정약용이 금정찰방으로 왔을 때 절친하게 시를 논하던 선비이다.

 열녀비의 주인공인 신기(申耆)는 신종수의 오촌 당숙이며, 신종해(申宗海)는 6촌이 된다.


 청천저수지 둘레길의 시발점인 가느실에서 100여m 걷다 보면 표지판 하나가 보인다. 고령신씨 열녀비각이 이곳에 있었다는 내용과 그 흔적인 기와조각들이 돌탑처럼 세워져 있는데 소중한 문화유산이니 홰손하거나 가져가지 말라는 청라면장의 부탁이 적혀있다. 1823년 순조 때 명정이 되어 정려각이 세워졌다가 청천저수지 수몰로 이곳으로 옮겨진 모양이다. 그 후 다시 1989년 다시 저수지 건너편 버드골 산자락으로 옮겨진 것 같다.

 차를 도로변에 세우고 서석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비각에 가까이 하니 재삼 옮긴지 30년이 되어 단청은 벗겨지고, 기와가 흘러내리며, 기와 골 위로 참나무가 뿌리 내리어 사람 키 많큼이나 자라고 있었다.

 보령 입향조인 신학으로부터 300여년이 흘러 논밭이었던 청라벌은 만수위로 고요하지만, 고부 열녀각은 그들이 살았던 저수지 수면을 바라보면서 추억을 기억하며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2. 고령신씨 열녀비각(정문각)


         * 위치 ; 보령시 청라면 의평리 산41

         * 시대 ; 1823년


  1) 열녀 진주정씨(晋州鄭氏), 한산이씨(韓山李氏) 정문각

      진주정씨는 신기(申耆)의 처로 남편이 죽은 후 그 뒤를 따르기 위하여 석회를 삼키고 간수를 마셨어도 죽지 않아 게장을 꿀에 타서 먹고 죽었다고 한다. 며느리인 한산이씨도 남편인 신종해(申宗海)가 죽자 남편을 따라 장례 후 자결 하였다. 신기는 고령신씨이다. 이 정려는 원래 의평리 가느실 마을에 있었으나 청천 저수지 건설로 현 위치로 옮겼다.

 내부에는 두 개의 현액이 걸려 있는데, 하나는 열녀통덕랑신기처공인진주정씨지문숭정기원후단(烈女通德郞申耆妻恭人晋州鄭氏之門崇禎紀元後丹)이라 쓰여 있고 다른 하나는 열녀신종해처유인한산이씨지문(烈女申宗海妻孺人韓山李氏之門)이라고 각서 되어 있다. 1823년 순조계미(純祖癸未)에 명정 되었다. (현장 안내문 발췌)

 2) 진주정씨 고부 열녀각

    고령신씨와 결혼한 진주정씨가 남편이 중병으로 눕게 되자 정성을 다하여 약을 구하였다. 그러나 낫는 기색이 없었다. 어느 추운 겨울 날 구렁이를 달여 드린다면 낫는다고 하여 부인 진주정씨와 며느리 한산이씨 고부간이 동네 돌담불이란 담불을 다 파헤치는 등 심한 추위에 손톱이 빠질 정도이고 손이 퉁퉁 부어서야 구렁이를 잡아 달아드려 치유 되는 듯 하였으나 일년을 넘기지 못하고 병이 재발되어 별세하니 부부간은 한 몸이란 정의를 지켜 부인 정씨도 따라 죽었다.

 그 후 고령신씨의 아들이 중병으로 눕게 되자 부인 한산이씨도 백방으로 약을 구하였으나 효험이 없이 사경에 이르자 자신의 허벅지 살을 떼어 달여 드렸다. 그러나 남편은 낫지 않고 죽고 말았다. 남편이 죽자 부군을 따라 한산이씨도 따라 죽으니 순조대왕(23년)의 명으로 계미년에 순절열녀비를 세우게 하였다.

 현재 향천저수지가 수몰케 되어 건너편으로 이전하였다가 서기 1989년 8월 26일 당국의 지원금과 후손들의 성원으로 현재 청라면 의평리로 이건하였다. 지금은 칠대손 신창우가 열녀각을 지키고 있다. (보령교육청 자료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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