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대지를 적셔주는 빗방울을 본지가 오래 되었다.
유월은 농삿일이 가장 바쁜 시기로 마늘, 양파, 감자 등을 장마 전에 수확하여야 하고, 서리태와 들깨의 종묘를 부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하늘은 무심하게 비가 내릴 듯 하다가도 맛뵈기도 보여주지 않는 채 구름은 지나치고 땡볕만 대지를 데우니 청고을의 일부 천수답에는 모내기를 포기한 마지기도 보인다.
유월 중순이면 오던 장마가 칠월 중순이나 되어야 온다는 예보를 듣는 농부의 마음은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은 심정이리라. 그래도 저수지의 물을 댈 수 있는 논에는 벼들이 푸릇푸릇하게 태양을 향해 기지개를 켠다.
장항선의 노선이 시내 관통에서 외곽으로 물러서면서, 석탄가루가 날리고 개나리 봇짐으로 떠나고 오던이들이 북적이던 대천역은 신 역사에 자리를 내주고, 구 대천역은 보령지역 문화의 복합 전당으로 변화하여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은 보령문화원, 보령박물관, 갯벌생태과학관, 보령문학관 등이 들어서서 보령지역의 문화 창달에 초석이 되고있다. 2013년 문화의 전당이 세워질 당시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었다.
보령문학관은 작가 이문구선생의 독립적 문학관 설치를 두고 시민과 관청, 그리고 유족과 지역문인들 간의 이견으로 씁쓸하게도 추진하지 못한 만큼도 못하게 되었다. 다만 이지역 출신 문인들의 작은 공간만이 문학관을 채우고 있는 실정임에 안타까움이 앞선다.
갯벌생태관은 바다에 면한 보령지역의 특성을 살려 갯벌과 바다의 생태계를 잘 설명해주는데 아이들이 오면 좋아할 것 같다. 보령박물관은 이지역에서 출토된 각 시기의 유물들이 정리 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출토 된 많은 유물들은 불행하게도 중앙박물관이나 공주, 부여박물관에 거의 보관이 되어있고, 이곳에는 박물관이라고 칭하기에도 부끄러울 만큼 유물들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자체의 예산 등에 의해 어쩔수 없다고는 하지만, 박물관의 규모를 키우고, 소장품등이 많이 확보하고, 볼거리를 많이 만들어야 박물관으로서의 역활을 기대할 수 있겠다. 박물관 끄트머리 역사의 기찻길을 벗어나면 정감어린 역사와 이발소, 막걸리집, 나무장터의 모습을 형상화하여 그 당시를 추억에 들게 한다.
지역문화는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한다고 형성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시민들 단체가 따로 힘쓴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시민들과 시민단체(각종 예술단체 포함)들이 호응을 하고, 지자체가 당리당약에 치우치지 않고 오로지 지역문화의 창달에 거국적인 힘을 합친다면 찾아가고 싶은 번듯한 박물관, 전국의 문인들에게 자랑할 만한 문학관, 타지역 생태관보다도 특성이 있는 갯벌생태관 등을 만들 수 있다.
아쉽게도 대천문화원이 보령문화원으로 바뀐지 오래 되었고, 보령문화의 전당이 이곳으로 이사온지도 6년이 되었지만, 많은 시민들이 박물관이나 문학관에 한번도 들르지 않은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시민이 자발적으로 즐겁게 관심을 갖고 찾아올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시민들도 휴식을 겸하고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문화원의 자원에 애정을 갖고 찾아주어야 한다. 외지인들이 이지역에 방문하면 보령의 역사와 이야깃거리를 간직한 문화의 전당을 자연스럽게 발길을 하도록 하여야한다. 지방문화의 요람으로 충분한 역활을 기대하는 것은 지역민들의 힘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
우리나라 최초의 여배우 복혜숙선생의 동상처럼, 세울때 거창했던 지역민과 영화계의 포부가 성대하였으나 끝이 미흡할 지라도...
쓸쓸하게 외로히 문화의 전당 한켠에 세워저 있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복혜숙을 기억하고, 찾아와서 한번 들여다보는 이는 분명히 있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이야기를 이어가야 한다.
이지역에서 생산 되는 오석으로 조각한 평화의소녀상처럼...
2. 참고자료
- 은막의 스타 마호정과 복혜숙
연극 또는 영화계에서 최초의 여배우로 등장한 용기있는 여성은 이름과 같은 분위기가 풍기는 마호정(馬豪政)이었다. 그는 개방적인 성격을 가진 나인 출신의 40대 여성으로, 계모 또는 첩 등 악역을 도맡아 해냈다.
「월하의 맹세」따위의 계몽적 활동사진도 등장했고 최초의 극영화인 「국경」도 제작되었으며 「춘향전」과「장화홍련전」등과 같이 전통적인 소재로 제작된 활동사진이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마호정의 뒤를 이어 「월하의 맹세」의 이월하,「춘향전」의 복혜숙 등이 스타로 떠올라 여배우의 시대를 열었다. (한국사 이야기 22, 이이화, 한길사, 2015, 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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