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세상에 태어나 덕을 쌓는 일 중에서 개울을 건너가는 행인들을 위해 징검다리 돌 하나를 바르게 놓는 일도 있다고 하였다. 실개천의 징검다리야 동네사람들이 두레를 통해 혹은 부역을 통해 수시로 보수를 하여 오갈수 있었겠지만 행인이 많이 오가는 개천을 건너는데에는 관청에 의한 국가사업이나 그 지역 유지들의 재력과 힘으로 이룰 수 밖에 없는 큰 일이었다.
일제강점기 장항선이 생기고 기차역이 대천읍내에 들어서기 전에는 남포현에서 보령현(현 주포면)으로 가는 길목에 한내천을 건너는 돌다리가 우마차도 다닐 수 있는 주요 도로 역활을 하여 왔다고 볼 수 있겠다.
일제에 의해 신작로가 뚤리고 콘크리트로 된 다리가 생기면서 볼품이 없어진 이 돌다리는 본래의 자리에서 이곳으로 옮겨져 제 역활을 하지 못하고 고수부지에서 운동을 하며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에 언뜻 보일 뿐이다.
아아치형 철골구조의 동대동 다리가 넓은 경간을 시원하게 걸쳐 있어 경관을 아름답게 하고, 밤에는 불빛 찬란한 야경을 만들어 그 밑을 흐르는 대천천에 불빛이 흔들리며 신비감을 불어 줄 때에, 그 옆의 한내다리는 갈대잎 스석거리는 소리에 갇혀 몇 세기동안 이 다리를 이용했던 백성들의 바쁜 움직임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덕을 쌓고 복을 받을 수 있던 징검다리의 돌 하나를 놓는 일이 이제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남을 위해 베푸는 보시의 공덕은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주의적인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내다리는 무언의 메세지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한내라는 지명은 대천(大川)의 순수 우리말이다. '한'은 '크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내'는 '개울, 하천'을 의미한는 단어로서 '한내'가 한문화 하면서 '大川'으로 표기 되었으니, 대천 보다는 한내라는 지명을 더욱 소중하게 지켜야 할 것이다.
2, 한내다리
* 위치 : 보령시 동대동 대천천 (동대다리 상류부근)
* 지정 ; 문화재 자료 제139호
옛날 남포 비인방면에서 보령현을 거쳐 한양으로 통하는 교통요지인 대천천 하류(현 대천철교 위 50m)에 놓였던 돌다리로 일제시대 초기까지 주 교통로로 이용되었다.
다리의 규모는 폭 2.38m, 길이 50여m로 12경간으로 되어 있었다고 전해진다. 다리의 구조는 1.5~2.0m정도의 자연석 지대석을 묻고 그 위대 다듬은 받침돌 3단을 횡으로 쌓아 다리 기둥과 멍에를 대신 한 다음 그 위에 길이 3.0~4.5m, 폭 70~90cm, 두께 30~40cm 정도의 다듬은 시렁돌 3개를 얹어 다리 바닥을 구성하였다. 바닥이 3개의시렁돌로 이루어져 우마차 통행에 적당하게 설계 된 단순하고 실용적인 다리이다. 석재는 거의 화강석으로 되어 있는데 석질로 보아 왕대산에서 채취하여 큰 사리때 뗏목으로 운반해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설치시기는 동국여지지 여지도서 신안읍지 등에 언급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17세기 이전으로 보이며 양식은 고려 원종 15년(1274)에 만들어진 함평 고막천 석교와 비슷하다.
1970년대 초까지 약 20m정도가 남아 있다가 붕괴되어 일부는 하천제방 석축으로 사용되고 일부는 1976년 7월 읍사무소로 옮겨 보존하다가 1992년 12월 이곳에 복원하였다.(한내돌다리 표지석 글 참조)
3. 참고자료
다리의 석재가 외지로 반출되어 사용된 것도 있다. 하나는 보령군 오천면 영보리 갈매못에 있는 순교복자비로 1975년 9월 천주교 대천교회에서 세웠다. 205*67*43cm의 크기로 보아 교각 재료로 사용되었던 것 같다. 암질은 화강암이며 상부가 넓고 하부가 약간 좁은 형태이다.
또 하나는 (구)대천시청 안에 있는 새마을 정신비 좌대이다. 이것은 1974년 한내 돌다리에서 옮긴 것으로 거북모양으로 납작하고 넓다. 모양으로 보아 교각을 받치는 지대석으로 사용되던 듯하다. 암질은 화강암이며 지표에 노출된 부분의 크기는 250*207*47cm이다.(대보문화 제2호. 한내돌다리.186쪽. 1992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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