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 초하루 고향에 결혼식이 있어서 그덕에 봄맞이 산행을 다녀왔다.
백월산과 성태산을 한묶음으로 남양면 백금저수지에서 시작하는 산행은 여러번 해 보았는데
청고을 상중저수지에서부터 시작하는 성태산 산행은 한번도 시행을 해 보지 못하였다.
그 이유는 예전에 상중저수지로부터 백금저수지로 넘어가던 월티재의 길이 없어진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하여 이번기회에 그 청고을쪽 없어진 월티재가 복원이 되었는지 확인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3월 2일 9시 20분 상중저수지 위 예전 광산식당(함바) 쓰러져가는 빈집 앞에 차를 세우고 늦은목 고갯길로 향하였다.
예전 광산이 융성할때 간드레 불빛이 끝도 없이 이어지던 길이었는데, 폐광이후 잡목이 무성하여 통행할수도 없었는데 불과 2년전 이길도 임도공사가 진행되어 수월한 산행을 할수 있게 되었다.
9시35분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마지막 버섯재배 농장앞 임도에서 부터는 차량이 통제된다.
이곳부터 포장과 비포장된 임도를 따라 청고을 전경을 우측으로 두고 숨이 차오르는 오르막길이
계속된다.
10;00 청고을과 부여를 오가던 늦은목고개(느리고 긴 고개)정상의 당목 느티나무에 다다랐다.
우측으로는 문봉산과 성주산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고, 죄측으로는 성태산과 백월산으로 가는 등산길이 있 다.
작년 봄에 막걸리 부어주며 기도하던 당목이 한쪽가지가 부러져 초라해져 보였다.
일제시대에도 우리 어려서일때도 그자리에서 이 고개를 오가는 사람들의 믿음과 기원의 주체였었을텐데
한동안 잊혀졌다가 등산객들이 많아지면서 주위는 벤취와 돌무덤으로 가꾸어졌는데...
그 객들이 과연 이 당목의 원래 존재의 이유를 알고나 있을까???
여기서 문봉산(682.5미터) 성태산(621.8미터)의 분기점이 된다.
10;10 성태산 등산로에 접어들면 왼쪽 가파른 청고을쪽엔 아직도 백설이 성성하다.
가랑잎의 서석거림을 귀로 들으며 부여쪽에서 불어오는 찬공기가 콧속으로 들이쉬는 상큼함과
헉헉 거리는 오르내림이 번복된다...
10;40 드디어 성태산 정상에 오른다 보령과 부여, 그리고 청양의 고을들이 파노라마되어 펼쳐진다.
3월초가 되어 이 봉우리에서 봉화를 올리던 절개 곶았던 옛 민초들과 선비들의 함성이 들리는듯 하다.
이로써 몇년간 걸쳐 옥녀봉에서부터 백월산까지의 종주길에 걷지 못하였던 구간(늦은목고개~성태산정상)
의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11;00 휴식을 취하고 하산길에 접어든다.
성태산에서 바라본 앞의 문봉산과 뒤의 성주산의 전경이다.
11;05 천세봉에 도착 백월산 방향 월티재를 향하여 내리막길을 걷는다.
성태산과 백월산은 확연하게 청양쪽으로는 갈참나무종류의 활엽수가 분포 되어있고 청고을쪽으로는 멋진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작년에 보이지 않던 고사목들이 보인다.
소양리와 내현리에 작년부터 소나무제선충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더니 그 탓인가 보다.
그 좋았던 소나무 군락이 환경에의해 병충해에의해 사라져 가는 모습이 무척 안타까웠다...
11;40 청고을에서 청양을 오가던 월티(다리티)재에 도착하였다.
청양은 몇년전에 이곳까지의 임도와 산행길을 조성하였는데 어찌된일인지 군세가 큰 보령은 임도는커녕
등산로 정비도 못하고, 청양에서 세운 보령방향 표지판에 의존해야 된다.
월티재 정상에서 청고을을 향하는 등산로 표지판은 예전부터 청양군이 세워 놓았지만 예전에 몇번이나 조금 전진하다 망설이곤 하였었는데 오늘은 큰 마음먹고 하산길로 잡았다.
오래전 광산차량들이 오가던 길이 잡목으로 개천으로 변하여 길이 없는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봄이되면 잡목에 방향을 헤매기에 딱 알맞을것 같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때 청양 금정리를 가느라고 이 고개를 넘었었는데 전혀 알수가 없다.
12;00 그래도 20여분만에 상중에서 소릿골로 통하는 임도를 만났다.
그제서야 예전에 월티재의 흔적을 찾아보려고 몇번이나 상중저수지위를 배회했던 이유를 알것같다.
옛말에 산천은 변하지 않고 인간만 변한다더니 그게 아닌가 보다.
산천도 초목도 변하고 인간도 변한다...
12;30 내려오는 길에 일하시던 동네 어르신에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시간동안 한바퀴 돌면서 등산객을 한사람도 만나지를 못하였다.
상중저수지위에 터를 잡고 농사를 지으며 보내시는 어르신인데 에전에 이골짜기 집진바위가
어느것인지 여쭤보니 모르신댄다.
대천에서 한 십오년전 들어와 살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월티재의 임도는 몇년전부터 계획이 있었으나, 전정부 4대강사업때문에 예산이 축소되어 못하고
금년에는 시행될 예정이라는 이야길 들었다 한다.
그때가 되면 상중저수지 위에 차를 세우고 한바퀴 산행하는 성태산도 우리에게 가까워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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