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새벽 일찍 차량의 시동을 걸었다.
숙부님의 49제를 치르기 위해 아버님과 딸을 태우고 서해고속도로를 질주하며
봄같지 않은 봄날씨 때문에 세상이 어지러운 것 아닌가 탓 하였었는데, 고향길
을 달리는 차안에서의 내 마음은 맑은 날씨와 쾌청한 하늘에 흥분이 섞인다.
오랫동안 가슴에 뭍어 두었던 달뜨는 언덕을 찾아 가려 생각하니 이제는 숙부님
을 보내 드려야 한다는데 순응하고, 달뜨는 언덕처럼 또 이별뒤의 만남이 있을 것
이라는 인간사를 인정을 하게 된다.
달뜨는 언덕은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때 청라 잉낭에서부터 월티저수지를 지나
다리티재를 넘고 백금저수지를 거쳐서, 구봉광산의 사금채취 현장을 둘러 보면서
사양면(지금의 남양면) 금정리까지의 긴 발걸음으로 인연이 되었었다.
몇해동안 여름 휴가때마다 월티저수지위에 텐트를 치고 낚시를 하면서 몇번 다리티
재를 가보려고 숲길을 헤쳐 보았지만 인적이 끊겨지고 수풀이 우거져 오를수 없기에
내 마음속에나 존재하는 길이라고 치부하고 잊고만 살아왔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산행길이 있는가해서 소릿골과 은선동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물어보았지만 예전에 솔고루 나무하러 다니던 길만 기억할뿐 근간에 그곳을
찾은이가 없기에 인터넷을 뒤져 보았더니 청양군에서는 진작부터 등산로를 정비하고
비를 세워 놓아 백월산이 청양군의 소유가 된듯한 느낌이 들어 좀 아쉽기도 하기에
올봄엔 꼭 그길을 가보려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몇번을 미루다가 이번에 꼭 가보기
로 한것이다.
청고을은 사방이 큰산으로 병풍처럼 둘려처져 있는데도 보통은 오서산과 성주산만을
기억하고 있으며, 우리의 부모님시대 전까지 월산(백월산)과 성태산, 문봉산등을 기
대고 그 사이사이로 난 다리티재와 늦은목고개를 통해 청양과 부여와의 문물과 문명
이 소통되는 길이였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이제라도 그 명맥을 다시 찾지는 못하겠지만 그곳을 찾으며 그 옛길이 보존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면서 달뜨는 언덕(다리티재) 정상에서 한참이나 서성이면서 삼십오륙
년전에 내 발자욱을 찾아 보았다.
청양 사람들에게는 월산이 해와 달이 지는 땅 이었지만(그래서 지명도 사양면이었었슴)
청고을 사람들에게는 월산이 향상 새로운 해와 달이 뜨는 희망의 영산이었슴을 기억하고
찾아주면 좋을것 같아 산행여정을 옮긴다.
청고을에서 스므티고개를 지나 화성우체국전 우회전하여 공덕고개를 넘어 조금지나면
다릿재 푯말이 나온다. 좁은 아스팔트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마을회관이 나오는데
좌측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다보면 백금저수지지의 우측편으로 등산로 입구가 있다.
백월산과 성태산을 한묶음으로 산행을 하여도 좋고, 백월산만 다녀올수도 있겠다.
등산로입구에서 조금오르면 분깃점이 있는데 좌측코스를 타야 하는것을 우측으로 타고
빠지는 바람에 임도를 따라가다가 등산로 같은 길의 흔적을 찾아 오르다가 한시간 정도
낭패를 겪고서야 헬기장까지 어렵게 오르고야 말았다.
절터와 상투바위를 등산로를 잘못들어서는 바람에 놓치고 대신 잡목과 바위투성이에
스치고 헑히고 미끄러지고 애좀 먹게 되었었다.
백월산 정상은 570M고지로 작은 쉼터가 설치되어 있어 바람과 태양을 쐬기 적당하였다.
다리티재를 향하는 내리막에 스므티에서부터의 등산로가 우측으로 숨어 있는데 표식이
잘 않되어 있기에 청양군보다 보령시의 재정이 넉넉치 않은지 의구심이 들었다.
소릿골쪽의 가파른 언덕에 수백년이 됨직한 소나무군락이 그렇게 훤칠하고 미끈한지
아마 성주산의 소나무보다 더 잘생긴것 같다. 이 소나무들에게서도 일제의 착취흔적인
송진채취 자국의 상처를 보듬고 살아가고 있었다.
다리티재에에서 보령과 청라로의 갈림길이 있고 또 성태산으로의 능선이길이 떡 버티고
있는데 그곳에서 청고을로의 발걸음을 하지 못하고 다시 백금저수지쪽으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임도와 등산로를 조성하는 청양군의 작업자들을 보며 뭔가 아쉬움을 떨칠
수가 없었다...
다음엔 스므티고개- 백월산(570)-디리티재-성태산(631)-문봉산(633)-성주산(677)-상중의
코스를 잡아 다녀올 마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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