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생명은 대지를 연록의 물감으로 물들이고 모든 것들을 꿈틀거리게 한다.
목련꽃 피는 사월도 어느새 종반으로 달려가고, 산벗꽃의 뭉게구름도 짙푸름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자연의 오묘한 섭리를 이야기 하는것 같다.
"무위자연(無爲自然)"...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고 인위적인 요소를 배제한다.
"상선약수(上善若水)"...
물이 아래로 흐르듯 스스로를 낮추어 자연에 순응한다.
2500년전 중국의 노자가 혼탁한 뭇세상의 어리석은 인간들에게 경각을 일깨운
말이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가슴깊이 다가오는 말이다.
모든것이 빠르게 움직이고, 쫒기듯 살아가는 현대인의 머릿속엔 언제나 여유롭고
한가하며, 느리게 걸어갈수 있는 그런 시간을 희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것은 현대를 살아가면서 물직적인 충만감으로 해결할수 없는 인간 심연의
본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가슴을 적신다.
충청북도와 경기도가 맞닿은 산골짜기에 자리를 잡고 삽질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된다.
마을앞 논에는 질펀하게 물이 대어지고 트랙터의 논갈이도 시작 되어진다.
새벽의 찬공기도 한낮엔 한여름의 기온으로 올라감에 계절을 가슴으로 담게 된다.
얼마전엔 전원적인 농촌이었을 경기권의 낮은 야산은 나무가 잘려나가고, 땅이 파
헤쳐지고, 물류창고다 공장이다 지어져야만 경기가 살아나고 물질이 풍요해진다 하니
나 자신도 노자가 말씀하신 뜻을 역행하는 일꾼이 되어감을 씁슬해 한다.
이 동네에도 전원 주택지로 산비탈 깍아내어 전원주택으로 분양하였지만, 꿈에 그리던
노후생활에 몇해를 접고 다시 출향한 집들이 띠엄띠엄 보인다.
전원주택옆으로 자연을 홰손하여 공장들을 뚝딱 지어내니 꿈과 같은 이상향은 한마디로
이상향에 불과한것이 되었으리라...
그래도...
산과 들엔 봄소식을 변함없이 바람에 실려 보낸다.
무위자연(無爲自然)과 상선약수(上善若水)란 老子의 생각을 음미하면서 삽질을 한다.
몸과 마음의 불일치 이지만 꿈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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