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의 알람소리에 눈을뜨면 창밖이 훤하게 밝아온다.
마눌님 깰세라 조용히 밖으로 나와 대충 얼굴에 물칠하고
후다닥 옷을 걸쳐입으면 꼭 군시절 5분대기조 출동하는
느낌이 든다.
자동차의 키를 꼿고 시동을 걸면 5시 45분...
서부간선도로에서 서해고속도로로 들어서다보면 우측
길갓으로 누런 보리밭 한뙤기가 살포시 보인다.
요즈음도 시절 모르게 보리를 심는 농부가 있나 보다.
그 누런 보리밭 사이로 지금도 종달새가 둥지틀고 알을
품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예전 보리밭에서 보리를 벨적에 종다리가 제새끼를 피하게
하려고 하늘을 오르내리며 야단법석을 떨었었는데...
용케도 종다리 둥지를 �O아보면 솜털난 새끼들이 제 어미인양
주둥이를 크게 벌리고 짹짹거리면 메뚜기 잡아 넣어주었는데...
산모퉁이를 돌아칠라면 밤꽃의 허여누르슴한 모습이 뭉게구름 같다.
밤꽃맞이 산행이라도 한번 해봄직 할것 같다는 느낌이 온다.
남들은 이상한 냄새라고 말들 하지만 나는 자연 그대로의 향기로
인식을 하며 그 향기를 흠뻑 들여쉬기도 한다.
자신의 향을 떳떳하게 내뿜을 수 있는 자연의 힘이 인간세상의
잣대로 재어지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아래 하루를 보내곤 역으로 다시 올라올적에
어찌나 차들이 밀리는지 두세시간 길바닥에 시간을 깔아 버리면
느�M한 내마음도 똥차를 아무데나 팽개쳐 버리고 무작정 걷고
싶어진다.
개구리 울음소리 들리는 논둑을 지나,지즐지즐대는 개울물을따라
밤꽃향기에 흠뻑젖는 산모퉁이를 비켜나서 석양이 뉘엇한 공동묘지
묫잔등에 삐삐하나 뽑아 달작지근하게 입에물고 아무 생각없이
누워보고 싶다.
마눌님 샷다 내려주고 집에 돌아오니 9시30분...
2007.06.15.
'짧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복날에... (0) | 2007.07.15 |
---|---|
장마철 날씨탓인걸... (0) | 2007.07.08 |
오월이 오면... (0) | 2007.06.24 |
여의도 윤중제 벗꽃놀이 (0) | 2007.06.24 |
봄이 오는 소리... (0) | 2007.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