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산

안성 칠장산

푸른나귀 2007. 6. 24. 19:04


                산꼭대기엔 작은 표석이 외로히 서 있었다.

                                     칠장산 492.4M
      칠장산은 백두대간 속리산에서 서쪽으로 갈라진 한남,금북정맥이
      청주의 상당산,음성의 보현산을 거쳐 칠장산에 이르러 북쪽으로
      갈라져 한남 정맥을 이루며 양지산,검단산등을 솟구친후 김포의
      문수산까지 이어지고 칠장산에서 남쪽으로 갈라진 금북정맥은
      오서산,팔봉산(서산)등을 일으키고 서해에 가라 앉는다.



      연말즈음 이리저리 안부를 전하던중에 후배 한명이 안성에서 건축현장을
      꾸려 나가면서 무척 힘들어 한다기에 한번 들러 힘을 실어 주어야겠다고
      마음뿐이었는데 겨울 냄새 물씬 풍기는 춥고 눈발이 날리는 오늘에서야
      시간을 내었다.
      깊숙한 산골속에 한 일년간 어느정도 고생을 하였는지 야윈얼굴에 거친
      수염의 얼굴을 보니 안타깝기 그지 없기에 점심을 같이하며 위안의 말을
      얹어 주면서 내 부처님 뵈오면 자넬 위하여 기도해 주리라 다독였다.



      칠장사는 예부터 중부지방의 중요한 오래된 사찰로써, 고색창연한 고찰의
      대웅전 앞에 서니 마음이 차분히 가라 앉음을 느끼게 한다.
      법당 불전 앞에 작아지는 내 몸뚱아리를 숙이며 수없는 예불을 올리고
      처마밑 풍경소리가 목탁소리 되어 내게 들리어 온다.
      몇몇의 아낙들이 들어와 예불을 올리는것을 인지 하지못하고 내 할머니와
      내 어머니가 그러했듯이 무언의 기원을 하였다.



      대웅전을 나와 왼쪽으로 난 등산로로 발길을 돌리니 하얀눈이 소복하다.
      가파른 언덕길엔 조릿대가 푸르름을 자랑하며 겨울바람에 소근거린다.
      예전 일본의 어느산을 오를적에 무수히 많고 두꺼운 대숲을 바라보며 남방의
      기온탓이려니 생각했었는데 아트막히 숲을 이룬 조릿대 밭을 걸어보며
      이색적인 향취를 맛볼수도 있었다.



      평일이라 인적이 없는 능선이를 따라 한참만에 정상을 올랐다.
      정상에서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중년의 등산객과 인사를 나누고
      표지 비석에 쒸어진 글을 눈을 쓸어내고 읽어보니 낮익은 고향산 이름이
      나를 반기는것이 아닌가???
      남쪽으로 꿈틀거리며 흘러가는 산맥을 바라보며 이 산맥의 끄트머리엔
      서해로 솟구치다 숨어 버리는 오서산이 있겠구나 하며 생각의 꼬리를
      이어 보았다.



      능선으로 불어오는 겨울 찬바람에 가슴속의 탑새기를 털어내 버리고,
      맑고 신선한 겨울 약숫물을 들이 마시니 가슴속이 후련하다.
      뭇세상살이에서 물들어 버린 찌들어 버린 이기심과 욕망 그리고 상념들을
      대웅전 풍경소리에 날려 보내고 느지막히 도심으로 흘러든다...


      피에수; 계절적인 백수노릇에 여기저기 쏘댕기는 것이니
                 가련하게 생각들 마시게나...
                 혹여, 어엿비 여기신다면 막걸리 한잔이라도 좋고...
                 살아 오면서 버리고 온길이 아쉬울적이 있어도 없는척
                 잊고 살아왔는데 문득 그 길을 걸었더라면 하고...

                                                 2007.01.31.

'보령의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일인과 유태인과 일본인(아이슈비츄)...  (0) 2007.06.24
10박12일의 여정...  (0) 2007.06.24
청주 산당산성  (0) 2007.06.24
강화 혈구산  (0) 2007.06.24
일상에서의 탈피(제주)...  (0) 2007.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