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소시민의 여름나기...

푸른나귀 2007. 6. 24. 18:12


         올해도 어김없이 하늘공원에 파아란 텐트를 쳤다.
         엊그제 저녘 퇴근하여 후끈후끈 달아오른 콘크리트 바닥에 물 한동이 뿌리고
         항아리며, 화분들을 다시 정리하여 옆으로 밀어 버리고 텐트칠 공간을
         확보한후에야 흐르는 땀을 씻어낼수 있었다.
         폴대를 세우고, 방수돗자리를 깔고, 모기장 텐트를 매달고, 내부를 청소한후에
         돗자리를 깔아놓으니 시원한 별장이 뚝딱 생겼다.



         우리동네 골목주택중에 아담한 별장을 가진자가 나 하나뿐이니 그것만으로도
         더위가 한숨에 달아난듯 싶다.
         옆집 아주머니가 내집을 바라보며 마눌님에게 별장이 부러운듯 말을 건넨다.
         그집도 내 이사올적부터 이곳에 사셨으니 참으로 오래된 이웃이다.
         서울의 하늘아래 골목길을 따라 서로 인사하며 지낼수 있는곳이 얼마나 될까???
         그 아주머니와 마눌님의 대화에 나도 한몫 거들어 본다.



         어제는 온종일 강화로 공단으로 쏘다니다가 더위에 지쳐서 역앞 생맥주집에
         들러 시원하게 한잔 마시고 전철을 타고 퇴근 하였다.
         전철안은 해수욕장 보다도 더 노출이 심할정도의 아가씨들의 모습도 보이고
         냉방이 잘되어 잠깐동안의 즐거움도 맛보았다.
         하지만 전철을 갈아탈때와 내려서 지상에 올라왔을때의 후끈한 열기로인해
         이맛살을 찌푸리게도 하였다.



         집에 들어와서 찬물에 샤워를 하고 옥상의 별장에 베개들고 들어서니 시원한
         바람이 여유롭게 들이친다.
         돗자리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그래도 몇개의 별들이 반짝이며 반긴다.
         선풍기도 필요없고,부채도 필요없는 그런 여름을 보낼수 있슴에
         딸년과 마눌님도 내곁으로 들어와 �떪쨈�.
         붉게 물들어 가는 고추들이 바람에 한들거리며 우리가족을 바라본다.



         매년 여름 이렇게 좁은 하늘공원에서의 여름지내기 프로그램을 엮어서
         불편하지만 그래도 더위를 이겨내려고 소시민의 꿈을 만들어 본다.
         세숫대야에 발담그고 부채질을 하더라도 마음만 풍족하다면 이까짓
         더위쯤이야 계곡에서, 바닷가에서 지내는것이 부럽지 않을수도 있다.
         선선한 바람이 불때까지 하늘공원엔 파아란 텐트가 자리할 것이다...





                                          2006.08.05.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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