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산

날 좋은 휴일날에...(계양산)

푸른나귀 2007. 6. 24. 17:43


       서울의 서남쪽 김포평야의 한가운데 붕긋 솟아오른 계양산이 있다.
       이제는 인천과 부평 그리고 김포의 아파트숲으로 둘려쳐저 도심속에
       외로히 떠 있는 한점의 섬으로 변하여 도시민의 휴식처로 변하였지만,
       예전엔 시내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과수원과 논 밭으로 둘러쳐진
       농촌의 한적한 산이었다.



       조선시대 연산군통치 이후 갖가지 사화로 인한 사회적 혼란으로 어지러울때에
       양주 백정 임꺽정이란자가 이곳에서 둥지를 틀고 지내던 화적의 수령에게 검술을
       익히고 연마 하였다 하니 그 시절에는 이 산도 얼마나 험준하고 깊었었는지
       가늠할수 있겠다.
       벽초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을 읽노라면(2권:피장편) 부평관아와 별반 떨어지지
       않은 이곳에 도적들의 소굴이 있었다함을 그시대의 세태나 지금시절의
       세태나 비슷하게 느껴질수도 있을것이다.



       휴일인 어제
       비온 다음날의 너무좋은 날씨를 바라보며 그냥 있기  멋적기에
       작업을 시켜놓고 베낭에 물한통 집어넣고 무작정 그곳으로 향하였다.
       초잎새 주택가 골목에 주차를 시켜놓고 등산로를 접어드니
       전번주보다 더 짙은 녹음에 숲내음이 콧등을 간지럽힌다.
       삼삼오오 수 많은 인파들이 이 좋은날을 그냥 보내기 아까워선지 가족단위의
       산행인들도 많이 보인다.
       계단으로 형성된 능선길을 버리고 숲길로 이어진 등산로를 택하여
       휘휘 돌아 정상에 오르니 396m의 정상길도 두어시간 걸린다.
       저멀리 개성의 송악산, 서울북쪽 북한산, 관악산 그리고 강화까지 선명히 보이고
       남산 타워는 손에 잡힐듯 가깝게 보인다.
       인천 앞바다의 푸른 물결이 하늘에 닿아 하나인양 보인다.



       다시 내려오면서 커다란 나무 그늘아래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씻으며 캔맥주 한깡통을 따서 마시니
       가슴 깊이까지 후련하고 시원하다.
       엊그제 내린비로 계곡마다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니
       설악산이 부럽지 않다.



       언제나 가까이 있기에 나는 동네산을 좋아한다.
       물 한병 옆에 차고 갈수있는 푸르름을 나는 좋아 한다.



       일터로 돌아와 작업을 마치고 책상앞에 홀로 앉아
       소설속의 임꺽정에게로 독서 삼매경에 빠져들다가
       뒤늦은 귀경길에 나섰다...



       첨언; 오늘은 어버이날... 부모님께 전화 한통이라도 드려 보시게나...



                                      2006.05.08.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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