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놈은 어려서부터 애비와 같이 동네 목욕탕에 갈수있기에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눌수 있어서 그놈의 사고방식을 접할수 있는 기회가 많은 편이다.
가녀린 손끝이 점점 억세어져 때밀이 타올로 애비의 등에 전달되는 힘은 수증기에
범벅이된 내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흘러 나오게 한다.
하지만 딸년은 애비가 집에서 샤워를 할적에 뒤돌아 서서 등어리를 밀어달라하면 이젠
수줍어 하며 쭈볐거리기에 고등학교 들어갈때까지는 가족으로써 당연한 일이라고
마눌님과 같이 어렵게 합의 하였었다.
요즈음도 딸년은 집에서 애비에게 등을 맡기기도 하기에 딸년의 뽀얀살결과 어깨곡선을
훔쳐보면 내 마눌님보다 더 곱다는 것에 흐뭇함을 느끼게한다.
삼월의 첫날...
새�駙� 내린 눈덕에 하루를 쉬고 딸내미와 산행을 약속 하였다.
평상시에 아들놈보다 딸에게는 덜 신경이 미치는것 같아 두어번의 산행을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올해엔 이제사 기회를 잡은것이다.
항아리같은 방뎅이(처녀의 궁둥이)를 토닥이며 딸년이 성숙해져감을
애비는 그져 그 또래처럼 즐겁기만 하다.
전철을 타고 가던중 성길이의 전화로 둘이서의 오붓한 산행은 무참히
깨어져 버렸지만, 돌아오는 길에 딸년에게 물어보니 승질이 내외분이
참 좋으신분으로 각인되어 아빠초등학교 친구들이 오십이된 나이에도
이렇게 우정을 나누는것을 보며 뭔가 느끼는것이 있었던 모양이다.
계곡을 따라 미끄러운 산행길에 넘어지지 않고 지쳐하지도 않으며
오르는 모습을 뒤에서 조심스런 모습으로 바라보며 오르다 보니
몇해전만 해도 언제까지 올라야 정상이냐며 투정부리던 그 딸이...
발그스레한 볼따귀가 하얀 눈꽃송이에 매취되어 아름답기까지 하다.
승질이댁의 무슨말엔가에도 귀기울이고,산의 경치에도 눈을 줄수있는
그런 나이가 되어 가나보다.
언젠가는 딸년도 내곁을 떠나버리겠지만 오늘많큼은 행복하다.
정상에 올라 눈꽃에 흠뻑 취하여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는
그런 모습을 가슴에 가득 담아 과천으로의 하산길을 택하였다.
따뜻한 양지녘 계곡에 눈 녹은 물소리를 들으며,
산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며,
솔바람 소리에 뉜가 불어주는 하모니카 소리가 합치되어
봄맞이 산행길의 우리부녀,
그리고 승질이 내외의 밝은 미래를
�P혀 주는것만 같다....
2006.03.02.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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