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시간 여행

푸른나귀 2007. 6. 24. 16:54


       휴일 새�� 단잠에 빠진 가족들을 깨우지 않기위해
       살며시 일어나 커피한잔에 토스트 한조각으로 아침을 때우고
       전철역으로 다급히 움직인다.
       일터로 향하는 평상시의 새�腑駭� 비교되지 않는 조금은 흥분된 발걸음에
       베낭을 둘러메고 관악산으로 향하는 등산객들 틈에 휩싸여 사당역에
       도착하니 늦가을 찬바람으로 도로가 횡하다.



      처음으로 모임에 참석하는 아줌마(박 현숙)가 일찍나와 수인사를 하고,
      어색함으로 멋적어 할 즈음 소릿골 귀공자가 멀리 인천에서 도착하였기에
      현숙이를 내 마눌님이라 소개하니 정색을 하며 정중하게 인사를 건넨다.
      재차 웃으며 처음나온 친구라며 다시 인사를 시키니 깜박 속았다며,
      함박웃음으로 40년의 세월을 단숨에 넘겨 버린다.



      도심을 빠져나가면서  가을걷이 끝난 벌판으로 내려 앉은 안개들과
      서해대교밑으로 펼쳐진 넓고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동무들의 웃음넘치는
      재치에 서로 손을 맞잡고 오랫동안 쌓여있던 일상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보냈다.



      주거니 받거니 소주한잔에 얼굴을 붉히면서도
      이제는 그 어린시절의 악동들의 몸은 아니어도
      마음만은 그 시절로 돌아갈수 있기에 동무들이 불러주는 음악에 맞추어
      두꺼워진 몸들을 쉴새없이 흔들어 댈수 있었다.



      어릴적 청천 저수지 방죽으로 소풍왔었던 그곳에
      매년 한두번은 어쩔수없이 들리는곳이 되어버린 보령병원이 들어서고,
      그곳에 아픈친우를 �O아가 보았건만 무어라 말 할수 없어
      위로의 표현을 제대로 못하고 돌아선다.
      인생길 절반 오십을 겨우 살아왔다고,아직 오십이란 세월이 남아 있다고
      억지로 믿어가면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그 모습이 언젠가의 내 모습일런지도 모른다고 안타까워 할 뿐이다.



      어둠이 깔리고 상경길이 밀려 밤늦게 대문에 들어 설수밖에 없었지만,
      익숙해져가는 친구들의 얼굴과 그리움으로 엮어진 추억을 되새기며
      즐거운 마음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는것이 무엇보다도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하루일정의 시간 여행이었다.

                          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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