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해 동안 어둡고 칙칙한 땅속에서
하이얀 몸둥아리에 노르스름한 뱃가죽을 가지고
나뭇뿌리 갈아 먹으며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주었건만,
인간은 나를 또르르 구르는 재주 하나밖에 없다 하고
당뇨와 고혈압에 좋다하며 높은값에 어린놈까지도 잡아 들인다.
탈을 벗고 아름답고 고운 날개를 펴면
더운 날씨에 시원한 바람을 초청하느라
나무그늘에서 멋들어지게 울어대건만
아이들은 매미채로 날 못잡아 안달을 하고,
어른들은 시끄럽다 야단들이다.
칠일간의 외출이 이다지도 고달풀줄이야....
한동안 비가 내리더니 더운날씨에 찌브드한 습도로
열대야를 만들고 도대체 예년의 평범한 여름이 아니다.
저녘먹고 주변 근린공원을 산책하다보니
밤늦게 까지 매미들이 울어댐은 아직 짝을 �O지 못함이니
안타깝기도 하다.
벌써 낮은 풀섶에선 귀뚜라밋 소리가 쩜점 커저 가는데....
땅바닥엔 칠일간의 외출을 끝내고,
실컷 사랑의 세레나데를 울부짓다가 짝을 �O아 자연의 섭리에
순응을 한 매미들의 주검이 사람들의 발걸음에
흙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2005.08.16.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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