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산

성주산...

푸른나귀 2007. 6. 20. 19:07

언젠가 갬발저수지로해서 성주의 먹뱅이로 넘어가는 고개 우측산꼭대기까지

소풍을 간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바라본 대천앞바다는
먼곳에 대한 동경이 되고, 산 정상 솔밭에서 태훈선생의 "날으는 양탄자"이야기는

먼나라의 사실일거라 믿으며 몇날을 보자기를 가지고 놀던 그 추억의 장소를 가보리라

삼월의 첫날을 택해 이제는 다른이들의 동리가 되어버린 갬발의 동구에 들어서니 조금은

낮이 섦다. 

 저수지 상류쪽에 차를 세우고 이제 중2가 되어버린 딸아이와 함께
산턱 입구에서부터 그 길을 �O아 돌과 나무들 사이로 한참이나 헤매다가

알수없기에 냉풍욕장에 다시 내려와 동네분의 안내로 오르는길
이 중계탑길 뿐이라는것을 알았다.

  저수지옆 도로 끝나는 부분 우측으로 공동묘지길을 완만하게 임도를 따라

걸어 오르다보니 중계탑 밑 선바위(산바우)에 도착하였다.
지금은 고인이된 할머니를 따라 고사리,취나물등을 뜯으러 혹은

초파일날 이곳에 올라오면 조그마한 암자가 있었고,바위틈으로 샘물이

흘러내려 갈증을 풀어주는 꿀맛같은 물맛을 볼수 있었다.
막대기를 주워 바위밑이며 경사진 부분을 헤처 보고 그무엇인가의
흔적을 헤매어 보았지만 그것은 단지 내 추억속의 일부분으로 남아
살아 숨쉬는것으로 만족 해야 했다. 

 아주 오랜 옛날 선바위에 살던 노파가 시름시름 앓던 왕비의 병환

소식에 이곳 약수를 떠다가 병을 낮게하고 한양에서 내려오다가
여로에 지처버려 이곳엔 오지 못하고 죽었다는 전설이 이 바위에
서려 있슴은 한참후에 안일이다.
아름드리 소나무와 바위들로 계곡을 이루어 신선이 숨어 살았다는
'은선동'과 함께 어우러져 청라의 아름다운 자연이었건만 이렇게
변해 버린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숨을 고르려 바위에 걸터 앉아 갬발을 바라보니 논길 따라 학교가던

어린 내 모습이 보이는듯하고, 냉풍욕장 돌무더기속 어디엔가는
커다란 돌배나무가 살아 있을듯 하다.
찔롱,시엉,삐비,뽀루수들이 지천으로 깔려 있고,찌그러진 냄비와
팔각성냥을 몰래 가지고 나와 개구리 뒷다리를 돌로 으깨어 계곡
바위틈에 들이대면 가재를 수도 없이 잡을수 있었다.
냄비속 발갛게 익어가는 가재를 동무들과 나누어 먹던 그 계곡 모두가

어린시절의 놀이터 였었다. 

중계탑부터 능선을 따라 장군봉까지 이어지는 산행길은
나라의 큰인물이 나올것이라는 소릿골,매월당 김시습이 한을 품고
넘었다는 다리팃재,도적이 자주 출몰했다는 스므티재,가장 따뜻한
마을 양지편,안골,당안,원무루,새터,여술,장골,저멀리 옥계까지
옹기종기 서려있는 동네들을 바라보며 걷기에 힘든것을 잊을수 있다.
내 성장해 오면서 들었던 어른들의 고향 이야기에 내 추억까지 곁들여

내 딸에게 드려 주었건만 그는 한낮 힘든 산행길이었다는 추억만이 간직하게

될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주저리게 된다. 

 장군봉 가까히 한능선 옆은 갱도로인한 침몰이 진행되고 있고,
그 예전 송진을 채취한 흔적의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보이지 않으매
섭섭 하였다.
길섶 진달래는 아직 봉우리까지 물이 오르지는 않았건만,
때 이르게 나온 나비 한 마리가 우리 부녀앞을 흐느적 거리며
날아간다....

                   2005.03.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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