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외 유적지 탐방

제19편 ; 태로각 협곡(대만 5)

푸른나귀 2023. 1. 19. 10:19

1. 들어가며

 

     태로협곡은 하류부분의 장춘사, 중류부분의 연자구(燕子口), 상류부분의 구곡동(九曲洞) 등으로 불리는 석회암층의 깊은 계곡으로 화련의 명소로 정식명칭은 타이루거 국가공원(太魯閣 國家公園)이다.

 태로각 협곡으로 들어서는 입구의 강 폭은 굵은 돌과 강자갈로 넓게 분포되어 있지만 흐르는 강물의 폭은 좁았다. 중앙산맥이 태평양에 면한 동쪽으로 급경사를 이루기에 빠른 유속으로 쉽게 빠져 나가기에 우기에는 많은 유량을 보일 것이나 평소에는 유량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좁은 물길을 가지나 보다.

 좁은 2차로의 구불구불한 길을 천천히 운행하는 버스에서 창밖으로 기암괴석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수에 눈길이 가고, 협곡 사이로 잠시 드러나는 하늘엔 운무가 춤을추며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바위 틈으로 솟구치는 물줄기의 청아한 소리도 덩달아 귀를 맑게 하는 것 같다.

 

 태로협곡 연자구(燕子口)는 가파른 암벽 위로 동굴이 많아 계절에 따라 제비들이 집을 짓고 새끼를 친다하여 이름이 붙여졌다. 절벽은 대부분 석회암으로 구성되어 있고, 강물이 흐르는 하부는 대리석으로 지질이 형성된 듯하다.

 대리석은 석회암이 높은 온도와 강한 압력으로 성질이 변한 변성암의 일종으로 조각품이나 장식품, 또는 건축자재로 많이 쓰이는 돌이다. 이곳의 대리석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물결무늬를 가지고 꿈틀거린다.

 아래를 향해 바윗돌을 굴리는 냇물은 석회암 성분이 녹아 희뿌옇지만 힘이 차고 활력이 넘친다.

 석회암의 특성이 연약질 암석이라서 낙하의 위험성이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안전모를 쓰고 관람하고 있었다. 

 

 이 험난한 협곡을 건설하기 위해 국민당 정부는 퇴역 군인들과 죄수들을 동원하여 3년 동안 삽과 곡괭이를 가지고 터널을 뚫고, 길을 넓히는 일을 하였다고 한다. 연약질 암석이라 화약 발파는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희생된 인원이 200여 명이 넘었다고 하는데, 이들의 영혼을 기리기 위해 장춘사라는 절을 짓고 위령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제주도의 5.16 도로와 태백산맥 준령 고갯길도 박정희 정권 시절에 많은 범죄자들을 국토재건이라는 명목으로 도로공사 현장으로 몰아댔었는데 어찌 이런 개발독재가 대만과 우리나라에서 통하였는지 마음 한편으로 무거움이 드리운다.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편리함에 익숙해져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봄이오면 다시 찾아올 제비들의 군무를 상상하며 구곡동으로 발길을 옮긴다.

 

 태로협곡 구곡동(九曲洞) 계곡은 아홉구비로 물길이 휘돈다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버스에서 내려 구곡동에 들어서자 커다란 바윗돌(대리석)에 붉은 글씨로 '태로각국가공원 구곡동'이란 일필휘지로 석각되어 있는데 모든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기념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다. 구곡동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흔치않은 화장실과 관리실이 보인다. 대만은 환태평양 지진지역이라 지진 발생시에 임시 피난처로도 쓰이는 모양이다.

 이곳의 탐방로는 차량의 통행을 금지시키고 사람들만 통행시키기에 한결 편안함을 준다. 특히나 절벽의 경사도가 직각에 육박 해서인지 낙석 방지 콘크리트 터널을 절벽에 빗대어 건설해 놓아 조망권과 안전성을 확보해준다.

 대리석 질감이 뚜렷한 바위와 건너편 골짜기로 꿈틀거리며 흘러내리는 폭포수, 그 아래 연못에 넘쳐 흐르기도 하고 구멍을 관통해 밑으로 빠지는 물줄기. 어디에선가 사슴이 나타나 선녀의 날개옷을 물고 달아날 듯 싶다.

 과연 대만 절경 중 가장 으뜸으로 뽑는 것이 태로협곡이라더니 헛말은 아닌게로다.

 

 

2.참고자료

      방문일시 ; 2023년 1월 5일 오후  

 

    @ 태로각 연자구 지역 전경

    @ 태로각 구곡동 협곡 전경

   @ 태로각 하류 태로각 협로를 개설하며 희생된 작업자를 추모하는 장춘사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