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외 유적지 탐방

제20편 ; 지우펀과 스펀(대만 6)

푸른나귀 2023. 1. 19. 16:54

1. 들어가며

 

   지우펀과 스펀은 타이페이에서 가까운 북쪽 해안가에 위치한 마을이다.

  지우펀(九份,구분)은 청나라 시절 아홉 집 밖에 없던 외진 마을이라 불리게 된 마을명이다. 원래 이곳에 금이 난다는 것을 원주민들도 알고 있었으나 일본군이 대만을 점령한 후에 본격적으로 광산을 개발하게 되었다. 일본은 동남아에서 붙잡혀온 포로들을 금광에서 강제노역을 시키기도 하였다고 한다. 70년 대 초 폐광이 되고 한동안 마을이 사라지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영화 촬영지로 각광을 받으면서 찻집, 기념품 가게, 까페 들이 들어서면서 대만의 주요 관광지로 변하였다.

 

 좁은 골목길을 통해 언덕을 오르면 일본식의 집들이 어깨를 붙이고, 개점을 한 상인들의 호객소리가 요란하다. 골목마다 홍등이 달려있어 저녁나절이면 중국풍을 확연하게 나타낸다지만 이른 아침이라 휘황찬란한 불빛은 상상속에 그려보고 다시 계단을 오른다.

 일제 점령시기 광산철도를 부설하여 철도역이 있던 곳에는 커다란 용수나무가 수염처럼 가지에서 뿌리를 내리고, 비좁은 공간에 금을 채취하여 수레를 밀고 있는 광부를 형상화한 조각품이 수건을 걸치고 힘겹게 버티고 있다. 

 전망 좋다는 골목 난간에 기대어 바다쪽을 바라보니 궂은 날씨로 바다를 품은 구름만 보일 뿐이다. 다시 골목을 지나면서 이제사 점포문을 여는 곳으로 눈길을 주는데 어디선가 아리랑을 연주하는 오카리나 소리가 청량하게 울려 퍼진다.

 테마기행에서도 소문이 난 대만의 명장이 한국인 방문객을 바라보며 호객 연주를 하는 것임에도 어깨춤이 날 것 같다.

 폐광으로 몰락해진 광산마을을 특색을 가진 자원화하여 사람들이 모여들도록 조성한 것을 우리의 지자체들도 벤치마킹해서 폐광으로 몰락한 강원도의 산골도 부유한 마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마을을 벗어나며, 영화에 의해선지 유난히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조각품과 벽화들이 보이지만 골목을 누비는 동안 고양이는 한마리도 보질 못했다. 

 

 대만은 우리보다도 15년 정도를 더 일본의 지배를 받았는데, 반일감정은 우리보다 한참 덜한 것 같다. 곳곳에 왜색풍의 요소들이 보이고, 도로를 달리는 차량도 일제 차량이 즐비하다. 일제강점기 일제의 핍박의 정도가 서로 달라서였을까? 

 아니면 대만인 주류를 이루고 있는 본토인의 유입이 해방 이후여서 그런가?

 

 

  천등을 날리며 소원을 비는 명소 스펀(十分, 십분)은 일본 점령하에 일본인들이 석탄을 운송하던 정거장과 단선 철길로 이루어진 장소이다. 우리네 옛 정거장 철길 주변으로 송방이란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섰던 것처럼 이곳도 철길을 따라 광부들이 찾던 상점들이 들어섯던 모양이다. 세월이 바뀌어 광부들 대신 관광객이 북적이며 동남아에서 유행하던 풍등을 날리며 소원을 비는 명소로 탈바꿈을 한 것 같다.

 질척거리며 내리는 비에도 불구하고 같이 여행을 한 학우들과 각자의 소원을 붓으로 써서 하늘 높이 날려 보았다.

 '친손주와 외손주의 만남을 기다리며...'라고 앞으로 태어날 손주를 기다리는 할애비의 소원을 대만 하늘 높이 올려 보았다.

 

 

2. 참고자료

   @ 방문일시 ; 2023년 1월 5일 오전 

   @ 대만인이 일본에 대한 반일 감정이 적은 이유 중에 하나는 장개석 총통의 국민당 정부가 들어오면서 본토인에 의한 대만인의 지배가 일제 강점기보다 더 혹독한 독재체재로 정권을 유지한 탓이라 한다.

 그 이유로 지금에도 본토인들이 지지한는 국민당과 대만인들이 지지하는 민진당 사이에는 갈등의 큰 골을 메우기가 어렵다고 한다.  

  

  

    @ 지우펀 주차장 앞 상가 우측이 지우펀 좁은 골목을 들어가는 입구이다.

    @ 주차장 앞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용수라고 불리는 나무로 특이하게 나뭇가지에서 뿌리를 내린다.

   @ 지우펀을 오르내리는 골목길 전경

   @ 옛 금을 캐던 광산으로 철길을 내고 정거장이 있던 곳에 광부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 일본의 지배를 받았던 곳이라 그런지 주택도 왜색이 짙다.

   @ 이른 아침이고 날이 궂어서인지 관광객이 뜸하게 보인다.

   @ 지우펀은 고양이를 마스코트화 하여 곳곳에 고양이를 주제로 표현하였다. 이곳에서 유명한 조각가의 집이란다.

   @ 천등을 날리며 소원을 비는 스펀.

   @ 빗줄기 속에서도 소원을 비는 철길 옆 관광객들.

   @ 우리도 학우와 함께 신년새해 소원을 뛰워본다.

   @ 정거장 앞 구름다리와 그 아래를 흐르는 하천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