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외 유적지 탐방

제16편 ; 국립고궁박물원(대만 2)

푸른나귀 2023. 1. 16. 21:17

1. 들어가며

 

   본토에서 공산당 정부에 패하여 남쪽으로 이동하던 국민당 정부는 베이징의 고궁박물관에서 소장하였던 즉, 베이징을 중심으로 왕조를 세운 송, 원, 명, 청 4개 황실의 유물들을 상하이로 옮겼다. 그러나 전황이 더욱 혼미해지자 그 유물들을 선박과 항공편으로 타이완으로 옮기면서 국민당 정부도 타이완으로 옮기게 된다.

 오천 년 중국역사의 보물과 미술품 69만 점이 이곳으로 모여져 영국의 대영박물관, 프랑스의 루부르박물관 등과 어깨를 겨루는 세계적 박물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어쩌면 다른 박물관은 남의 나라 유물들을 제국시대에 노략질 등의 부당한 방법으로 획득한 것이지만, 이곳 박물관의 유품들은 중국의 것을 중국인 자신들이 옮겨온 것이니 정당성이 더할 것 같다.

 하기사 모택동도 장개석이 황실의 유물을 타이완으로 옮길 때 유물을 뺏으려하지 않은 이유가 타이완에 있어도 곧 합병이 될 것으로 생각하여 저지하지 않았다는 일화도 있다.

 중국의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베이징 박물관보다도 더 자료가 많은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수많은 보물들을 한꺼번에 전시할 수 있는 전시공간이 비좁아 수장고에 보관하면서, 테마를 바꾸어 일정시간을 두고 돌려가면서 전시를 한다고 한다.

 

 우리를 안내한 가이드는 우리나라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이곳의 대학을 마친 화교 2세로 타이완 국적을 취득하여 살고있는 사람으로 한국과 대만의 원만한 관계를 원하는 사람이었다. 

 한중수교가 가져온 대만의 국제적 위상이 저하된 것과 양안관계에 따른 불안정한 삶에 고민도 하는 것 같았다.

 가이드는 고궁박물원을 관람하려면 몇날을 보아도 끝이 없을 정도이기에 대체로 중요하고 귀한 작품을 선별하여 우리에게 소개를 해주었다.

 

 취옥백채(翠玉白菜)는 고궁박물관에서 자랑하는 작품으로 백옥과 청옥이 한몸으로 만나 장인에 의해 배추 한 포기를 형상화한 미술품으로 청아하고 미려한 멋을 자아낸다. 당일에는 외부로 작품이 대여가 되어 실제의 취옥백체를 보지 못하고 사진으로만 감상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대신 육형석(肉形石)을 관람 하였는데 돼지고기 피부 그대로와 내부 지방층, 그리고 고깃살 부분이 실제인양 형상화 되었는데, 어떻게 돌 중에서 이런 형태의 돌을 골라내어 작품을 만들었는지 옛 중국인들의 섬세함이 존경스럽다.

 

 곡옥(曲玉)은 학자에 따라 용(龍)을 형상화한 것이라거나 동물 태아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 또는 곰을 형상화한 것이라는 이견들이 있다. 곡옥의 원류는 대릉하유역 용산문화층에서 발견 되었는데 중국의 학자들은 한족 일부의 원류가 그곳에서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는 한편 우리나라 재야사학자들은 고조선 문화에 해당 된다면서 한민족의 원류문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곡옥이 중국대륙으로 흘러들어가 용의 형상으로 바뀌게 되고, 한반도로 들어와 신라 금관등에 장식품으로 곰이나 새를 형상화한 형태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곡옥에 대한 가치가 대단하고 더욱더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옥으로 만든 8폭 병풍은 청조 황후가 쓰던 것이라는데 참으로 아름답기 그지없다. 병풍틀이 무슨 나무를 사용한 것인지는 잊어버렸지만 중국대륙에서도 구하기 힘든 나무라 하였던 것 같다. 옥을 유리처럼 갈아 평탄하게하여 빛이 은은하게 스며들게 제작을 하였는데 절대권력이 어느 정도여야 이런 작품을 향유할 수가 있는지 궁금하다.

 향로(香爐)는 백제의 향로보다 심풀하게 보이는 것으로 보아 그전 시기의 작품인 것 같다.

 여인상은 옛 중국인들의 미인에 대한 개념을 알게 해주는데 도톰한 양 볼에 풍만한 몸매를 선호했던 것 같다.

 가이드가 중점적으로 선정한 작품이 마지막 상아로 만든 장식품이었는데, 노리개인 것으로 추정되고 한개의 상아뿔로 외부와 내부를 조각하여 청아한 소리가 나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좀 더 많은 작품들을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다음 여정 때문에 무거운 발길을 돌렸다. 

 

 

2.참고자료

    @ 방문일시 ; 2023년 1월 4일 오후

     

  

   @ 취옥백채를 소개하는 안내판

   @ 육형석을 설명하는 안내판

   @ 돌에서 돼지고기 수육을 얹어놓은 듯한 생질감을 찾아 그대로 표현되었다.

   @ 옥으로 만든 용의 형상을 빗어낸 곡옥과 머리 빗

   @ 옥으로 만든 팔폭 병풍

   @ 백제 향로에 대비하여 단순미가 강조 된 향로

    @ 중국 미인상(양귀비상 이라고도 함)

    @ 상아로 만든 노리개 장식품을 조각한 장인의 솜씨가 대단하고 위대하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