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

한내천

푸른나귀 2021. 5. 22. 20:17

 

 

갈대는 바람을 탄다.

수줍은 듯 서석거리며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바람이 없으면 없는 대로

눈길을 한 곳으로 한다.

 

여울은 구름을 탄다.

뛰어가는 듯 재잘거리며

구름이 흐르면 흐르는 대로

구름이 없으면 없는 대로

발길을 한 곳으로 한다.

 

바람이 숨을 쉬면

개개비들의 놀이터가 되고

구름이 그늘이 되면

피라미들의 춤사위가 시작된다.

 

한내천 여울물

은빛 파도를 헤치며

궁둥이를 하늘로 자맥질하는

물오리의 주둥이엔

물이끼가

未完의 詩가 묻어난다.

 

 

 

* 한내천 ; 보령시 중심을 흐르는 지방하천 대천천의 옛 이름

* '작가와 문학 제19호' 기고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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