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

과꽃

푸른나귀 2020. 7. 12. 20:38

 

함초롬히 피어난 자줏빛 꽃잎 속에

노란 보석 알갱이 품어

내 사랑이 당신 사랑보다

더 깊음을

가을 하늘에 말하려 하고

 

수줍은 듯 고개 숙인 붉은 꽃잎 속에

연둣빛 진주 알갱이 품어

추억 속의 사랑을 머금은

그 사연을

가을바람에게 전하려 한다.

 

고추잠자리 유영을 쫓아

흔들거리는 과꽃들의

찬미하는 속삭임 속에

지난 이야기가 실려 퍼진다.

 

연보랏빛 치마에

곱게 빗어 올린 머리

밝은 웃음 던지며

옛이야기는 하지 말라던

그 여인

 

과꽃이 전하려 했던

그 목소리가

바람 타고

구름 타고

과거 속 천상으로 달려간다.

 

수줍게 피워낸 하얀 얼굴

내 작은 꽃밭에 넘실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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