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글

하늘공원에서 보내는 편지(2)

푸른나귀 2007. 6. 24. 16:26


   오늘 아침 현관앞 옥잠화분의 꽃몽우리가 터질듯이 부풀어 올라
   저녘엔 터지리라 생각하고  퇴근길을 재촉하였는데
   드디어 하이얀 입술을 수줍은듯 살포시 벌리면서 형언할수 없는
   향기를 밤공기에 실어 온 집안에 퍼트린다.
   현관문을 활짝 열고 한줄기의 향기라도 더 들이기 위해 바람의 방향이
   바뀌기를 마음으로 빌어본다.



   옥잠화는 백합과에 속하지만 백합 보다도 더 희고 더 여려보이며,
   더욱 청하한맛을 느끼게하며 꽃 향기는 백합에 견줄수 없다.
   저녘나절에 피기 시작하여 아침무렵 질때까지
   벌과 나비도 잠든 사이에 멀리까지도 향기를 뿜으니
   은자와도 같은 신선같은 꽃이다.



   옛날 중국의 어느 선비가 달빛이 고요한 밤에 몰아지경으로 피리를
   불고 있었는데 하늘의 옥황상제도 그 소리를 듣고 감탄하여,
   선녀를 내려보내 찬사를 표하고 밤마다 피리를 불어주길 청하였다 하는데,
   선녀는 감사의 뜻으로 그녀가 머리에 찌고 있던 옥비녀를 선비에게
   선물하려 건네줄적에 그만 선비가 땅에 떨어트려 옥비녀가 깨져 버리고
   그 비녀가 떨어진곳에 이꽃이 피기 시작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전설과도 같이 옥잠화란 옥비녀꽃이란 뜻이다.
   목련의 백색보다도, 백합의 백색 보다도....
   내가 이꽃을 좋아하는것도 청순한 색과향이 있기 때문일거다.
   약간은 습한곳을 좋아 하기에 그늘이진곳에 화분을 놓았건만
   그래도 제땅에 뿌리박고 자라는 꽃보다 나을리 없기에
   오늘도 그때를 기다린다...



                             2005.08.02.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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