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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편; 청라 '金凡夫 歸虛自誌'碑

1. 들어가며 소릿골로 귀향하여 몇 년을 살아왔다는 지인을 통해 숲속 바위 위에 글씨가 빼곡한 비석을 보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바위 위에 비가 있다면 묘갈명도 아닐 것이고, 무엇인지 궁금하여 그의 안내로 소릿골로 들어섰다. 백월산 줄기의 아랫부분인 해발 150~200m 되는 마을 옆 산을 들어서는 계곡의 한 비탈의 바위 위에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보기엔 몇해 되지않은 듯 보이며, 장비를 사용하여 설치한 듯 높은 바위에 기단돌을 놓고 상하부 2단의 오석을 사용한 비석이 깔끔하게 보였다. 바위에 올라서서 비문을 살펴보니 김범부(金凡夫)의 귀허자지( 歸虛自誌)라 쓰여있고, 세운 시기가 2001년으로 겨우 20여 년 전의 일이었다. 김범부가 누구인지 핸드폰으로 검색해보니 문학작가 김동리의 형으로 나온다. 김범..

제177편 ; 대천 산신당 산신제(2)

1. 들어가며 작년 이맘때쯤 산신제가 열리는 이곳을 찾았지만 제를 지내는 모습을 직접 참관하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겨있었다. 마침 정월 보름 전날인 오늘 오후 3시에 산신제를 지낸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와 보았다. 작년에 공사 중이었던 봉재터널이 개통되어 지장골 사람들이 시내로 진입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는 것 같았다. 차량을 마을 골목에 세워두고 걸어서 산신당으로 향하는 길엔 겨울 끝을, 봄의 시작을 알리는 듯 새싹들이 움트는 것이 보인다. 미리 제당에 올라와 젯상을 진설하는 아저씨(노재설씨)를 도와주면서 제당 안을 살펴보니, 모시고 있는 산신의 신주인 탱화가 모사된 사진이어서 약간은 실망이 되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산신당의 신주가 민속화도, 불화도 아님은 격에 떨어지는 듯한 감이 몰려온다...

보령의 산(제39편; 청라 박살뫼(매봉산))

1. 들어가며 경기도 안성의 칠장산에서 태안반도 안흥진까지 약 295km의 산줄기를 금북정맥이라고 칭한다. 청라 소양리 스므티에서 장현리 우수고개까지 약 6.4km에 해당하는 11구간 중 한부분을 다녀왔다. 이 구간은 백월산에서 오서산을 향하는 보령과 청양의 분수령으로 200~300 고지를 오르내리는 순조로운 산행로를 가지고 있다. 예전에 대정산과 안산(살푸쟁이 산)을 다녀온 적은 있었으나, 음현리 뒷산을 가보지 못한 것이 아쉬워 금북정맥 11구간을 연결하여 타보기로 하였다. 우수고개는 위현(渭峴)이라고도 불리며, 조선시대 금정도의 금정역에서 이인도의 청연역까지 연결되었던 중요도로로 질치소로(垤峙小路)에 해당되고, 스므티는 금정역에서 남포로 연결되는 보안원대로(寶安院大路)의 구간에 속하였다. 우수고개를 ..

보령의 산 2024.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