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흔적따라

제184편 ; 남곡동 남서들 상엿집

푸른나귀 2024. 6. 4. 20:09

1. 들어가며

 

  보령문화원에서 2016년도에 보령지역의 상엿집을 전수조사하여 '보령의 상여'라는 책을 발간하였다.

 관심을 갖고 몇 곳을 방문을 하였는데, 불과 10년도 채지나지 않은 현재에도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급속한 소멸이 진행중이다. 장례문화가 급속하게 변하였고, 사람들의 의식도 변해가고 있으니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일이지만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최소한 보령지역의 문화유산으로 한 곳을 지정하여 전통적인 상엿집과 지역의 전통상여를 수습 복원하여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보존하였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보령시 남곡동은 대천천 하류를 끼고 해안도로를 따라 바다에 접하며 해망산과 왕대산 사이 남서들과 남서쪽으로 건지산 줄기까지의 갈산들을 포함하는 황골, 버들골, 탑동, 번던골, 방골,오룩골 등의 마을을 이루고 있는 옛 남곡리에 해당한다. 남서들 상엿집은 남서들의 서쪽방향으로 대천IC에서 해안도로쪽으로 난 마을도로에 진입하여 남곡3통 마을회관을 지나 산모퉁이 풀섶속에 가려져 있다.

 평상시 이곳 벌판을 산책길 삼아 수없이 지나쳤는데, 그져 주택에 딸린 못쓰는 창고이겠거니 하고 무심히 지나쳤는데, 어느날 뒷골이 쐬하여 자세히 보니 상엿집이었다. 너비 2.0m에 길이 6.0m이며 지붕높이는 2.0m로 스레이트 박공지붕이다. 화산리 상엿집과 비교하면 규모는 대체로 같지만, 지붕재가 스레이트라서 바람에 날아가지 않고 누수의 흔적이 없다. 외벽과 내벽 모두 시멘트 불록위에 몰탈바르기를 하여 대체로 깨끗한 편이다. 전후, 뒷면으로 작은 통풍구를 설치하였으며 전면 출입문은 목재로 잠금장치는 파손되었다.

 내부엔 장강틀과 단강틀을 묶어 가설 시렁에 얹어 놓았고, 만장대로 사용했던 대나무가 몇개 보인다. 수량이 적을듯한 난간대가 바닥에 뒹굴고 상여를 장식했던 나무 조각품이 부서진 상자속에 켜켜히 먼지에 쌓여있다.

 상여가 언제까지 쓰였는지 모르겠지만, 상여의 중추적인 보개(가마 뚜껑)가 보이지 않고, 차일(遮日)이라 부르는 양장과 매듭, 천들이 보이지 않는다. 보개 위에 얹어지는 꼭두도 상자 속에 있는지 확인하지 못하였다. 상여 앞에 혼백을 모시는 작은 가마인 요여(腰輿)도 보이질 않는다. 

 이곳의 상엿집도 대체로 화산리 상엿집과 규모에서 같은 것으로 보아 1970년대 초에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라도 보령지역에 남아있는 상엿집을 조사하여 상여를 꾸밀 수 있는 사람마저도 없어지기 전에 한틀을 복원하여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본다.

 

@ 참고자료; 보령의 흔적따라 제176편 ; 화산리 상엿집

                                 제 38편 ; 저승으로 가는 꽃길

 

     

   @ 산모퉁이 풀섶에 숨어있는 남서들 상엿집

   @ 상엿집 전면 출입문

   @ 상엿집 측면으로 폐자재들로 황폐화가 진행중이다.

   @ 상여를 장식했던 봉황 조각이 장강틀과 만장대에 걸려있다.

   @ 내부에서 출입문쪽으로 바라다본 전경

   @ 상여의 장식품 봉황조각

   @ 장식품이 화산리 상엿집에는 3상자였는데 이곳엔 1상자이다. 많이 없어진 듯하다.

   @ 장강틀에 매달린 망자를 보내던 요령

  @ 난간대와 요령들... 이지역 망자들이 요령잽이의 구슬픈 선소리에 극락왕생들 하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