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흔적따라

제169편 ; 청라초교 개교 100주년

푸른나귀 2023. 4. 23. 17:52

1, 들어가며

 

  성주산과 오서산 사이 푸른 벌판에 세워진 청라초등학교가 2023년 5월 10일이면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다.

 그에 앞서 총동창회는 2023년 4월 22일(토) 10시 30분부터 청라관에서 시장 및 교육장을 비롯한 지역 유지들과 옛 은사님, 그리고 동문 선후배들이 함께 즐거움을 나누면서 기념행사를 가졌다. 

 

 학교교육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쇄국정책으로 외부와 단절되었던 조선은 결국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고 일제 강점기에 들어서게 된다. 조선시대 지방의 교육정책은 주로 서원과 서당을 통하여 유교이념을 공고히 하는데 주력 하였었는데, 일제 강점기에 들어서서 신교육이 확대되면서 일본제국의 신민을 양성하는 식민사의 교육으로 변질되었다.

 

 보령지역 소학교(초등학교)의 설립은 아래 표와 같이 웅천이 대천보다도 10년 앞서 1908년에 가장 빠르게 설립되었다. 

 그 이유로는 웅천은 웅천천을 따라 광활하고 비옥한 농지가 형성되어 부농들이 많았으며, 재래시장이 활성화 되어 각 지역으로 물자의 이동이 많아 재력 또한 겸비하였다. 여기에 집성당을 비롯하여 유학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까지 넓었다.  일제강점기 초기, 즉 장항선 개통이 대천까지 이어지고, 일본인들의 거주지가 대천에 형성되기 전까지는 웅천의 세가 강하였기에 학교의 설립 또한 다른곳보다 일찍 이루어졌다고 보여진다. 

 웅천에 이어 설립된 곳으로 오천소학교가 1913년 세워지는데, 오천은 충청수영성의 수사가 남포나 보령의 현감보다 직위가 높다는 지역민의 자긍심이 강하였다. 서해에서 광천 배다리로 이어지는 수산물의 모든 것이 이곳을 통하여 운송되며, 서해 조운선들의 항해에 중요한 위치에 있어 많은 물자들이 오가며 지역 경제가 클 수 밖에 없었다. 지역민의 재력은 교육과 결부되는 것으로 상류층으로 오를 수 있는 기회였기에 허리띠를 졸라매며 학교를 설립했을 것이다.

 구 한말까지 대천은 불과 청라동으로 들어가는 입구마을로 인식될 정도였는데, 장항선이 개통되고 일본인 주거지역이 형성되며 대천읍내에 대천소학교가 1918년에 세워진다.

 

 그때를 전후하여 각지역에도 소학교가 설립되는데, 청라지역에는 청라공립보통학교로 1923년에 설립되고 관내 20여리 떨어진 곳에서도 걸어서 등교를 하였다. 주로 일제 강점기에 해당하는 졸업생은 동네 서당에 다니다가 학교에 들어갔기 때문에 동기 중에서는 나이 차이가 상당한 학생들이 있었으며, 나랏말을 뺏기고 일본어로 교육을 받아야 했다.

 1941년 옥계초등학교가 분교를 하면서 옥계리, 장현리, 신산리, 장산리 일부의 학생들이 먼 통학길을 면할 수 있었지만 그로 인해 청라는 마쟁이, 느르실 고개를 경계로 후배들은 지역 단절을 맛보게 되었다. 옥계초등학교는 1969년 장현초등학교를 분교시켰지만, 학생수 소멸로 1992년 다시 두 학교가 통합의 과정을 거친다.

 청라초등학교는 성주산 탄광개발에 힘입어 전교 학생수 1,200여명이라는 거대한 학교로 발전이 되는 1960년대를 맞이하게 되었고, 1968년에 동보탄광의 지원을 받아 청보초등학교가 의평리에 설립되고, 의평리, 장산리 일부, 향천리의 학생들이 이곳으로 등교를 시작하였다.

 1971년 청라중학교가 설립되기전 까지는 청라에 있는 3개의 초등학교 졸업자들이 서로 다른 중학에 입학하여 수업했으나, 그 후로는 청라중학교에서 함께 만나게 되니 향우인으로 더욱 돈톡함이 이어질 수가 있었다. 지금도 청라중의 동창회가 지역을 중심으로 한 더욱 단결된 모습을 보여준다.

 

 청라초교 100주년을 앞두고 시기별로 구분하여 보면, 일제 강점기 개교에서 옥계초등학교 분교까지 제1세대로 분류가 되고, 옥계초등학교 개교 및 해방부터 청보초등학교 분교까지의 제2세대, 청보초교 개교에서 2,000년도 까지를 제3세대로 분류하고, 2천년도에서 지금까지 재학생수 소멸의 시대를 제4세대로 보면 적당할 것 같다.

 그렇다면 현재부터 미래를 향한 제5세대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보령지역에는 현재 초등학교 28개교가 운영되고 있는데, 청라초교,청보초교, 옥계초교는 특수지(도서,벽지)학교로 교육지원청에 등록되어 있다. 젊은층의 인구감소에 따른 신생아 출생이 현저하게 낮아져 폐교에 처해지는 우려를 씻지 못한다. 각 학교에서는 재학생수를 확보하기 위하여 읍내에 살고있는 동문들의 자녀들을 유치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있다. 읍내 과밀 학급 보다는 개개인에게 다양한 학습을 세밀히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부각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기도 하지만 역부족임을 느끼기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청라초등학교 제5세대는 학생수 감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언젠가는 통합의 과정을 거칠수 밖에 없을것 같다.

 청라,청보,옥계의 세 초등학교와 청라중학교를 통합하여 벽지학교로써 규모를 키우고, 세 학교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역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할 시기가 점점 다가옴을 느끼게 한다.

 백년의 역사가 천년을 이끌어가기 위한 몸부림을 언젠가는 쳐야 되지 않을까? 

 

   

  2, 참고자료

 

      @ 청라초교 위치 ; 보령시 청라면 원모루길 205

      @ 보령시 초등학교 28개교 중 9개교 개교일과 재학생수 비교 (보령교육지원청 홈페이지 참조)

학교명 개교년월 현재학생수 학교명 개교년월 현재학생수
웅천초교 1908년10월 43 미산초교 1925년 5월 43
오천초교 1913년 3월 26 청라초교 1923년 5월 50
대천초교 1918년 5월 593 옥계초교 1941년 7월 56
주산초교 1921년 3월 22 청보초교 1968년 7월 68
남포초교 1924년 4월 34 (장현초교) 1969년 3월 (1992년 통합)

 

 

   @ '09년 제 10회 아름다운 학교 선정된 청라초등학교 전경

   @ 운동장과 교사동의 전경

   @ '14년 폐교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동문들의 서명운동으로 세워진 청라관

   @ 총동창회의 성금으로 제막 된 개교 100주년 기념비

   @ 청라관에서 진행된 개교 100주년 기념식 행사

   @ 폐회에 앞서서 성주산 줄기와 오서산 정기를 담은 교가제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