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흔적따라

제133편 ; 보령 학성리 공룡발자국 화석

푸른나귀 2022. 1. 27. 12:25

1. 들어가며

 

 인류가 경험한 빙하기로는 2만 년 전 쯤에 일어난 것으로 그때에 베링해협을 통하여 아메리칸 인디언의 조상들이 아시아대륙에서 옮겨 갔다고 한다.  빙하기에는 중국대륙과 한반도가 육지로 연결되었고, 서서히 온난화로 간빙기가 되면서 빙하가 물러나 해수면이 상승하게 된다. 학성리의 지층이 8500만 년 전에 형성된 퇴적층이라 연구되고, 그 퇴적층 위에 공룡의 발자국이 찍혔다고 하니 겨우 백세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로선 시간의 무게를 가늠하기 힘들다.

 

 몇 해 전, 학성리 공룡발자국 화석이 도기념물로 지정 되었다고 들었지만 물때를 맞추어야 하고, 지리적으로도 조금 떨어져 머뭇거리다가 시간이 흘러가고 말았다. 천북지역을 돌아보는 기회에 가장 물이 빠져나가는 물때를 맞추어 현지에 도착하였다.  평일이라 답사객도 별로 많지 않고 추운 겨울날이라 간조 때지만 조개를 캐는 아낙들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면삽도 앞에 세워 놓은 커다란 공룡 조형물만이 섬보다도 더 크게 눈에 들어온다. 

 해안가에서 섬으로 연결된 자갈 섞인 모래로 형성된 사구를 건너가자 시루떡을 포개 놓은 듯한 거므스름한 퇴적암들이 섬 주변을 감싸고 있다. 물이 제법 빠져나가 섬 주변에 깔려 있는 바위들에 눈길을 쏟으며 공룡 발자국처럼 생긴 움푹한 자국을 찾아보지만 쉽지가 않다. 이곳을 답사하러 온 답사객들에게 어느것이 발자국인지 물어보았지만 모두 나처럼 찾지 못하고 헤매기만 한다. 안내판에 표시된 화석의 확인지역 사진과 화석 스케지를 현지와 비교하면서 둘러 보았지만 확실하게 위치를 비정하지 못하고 추측만 하면서 돌아 나왔다.

 

 면삽지(免揷地)라는 지명은 부근 삽시도에도 있는데, 하루에 두번 조수간만에 의해 떨어졌다 붙었다 한다고 해 '免+揷'이란 지명을 얻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천북에 있는 이섬에도 면삽지라 지명을 사용하였으니 의아하다.

 삽시도나 천북 해안도 같은 생활권의 어업활동으로 교류를 하면서 자연적으로 형상이 비슷한 섬이라서 같은 이름을 붙인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되지만, 근본적으로 '면삽지'라는 어원은 더 살펴봐야 할 것 같다.

 

 공룡발자국 화석을 답사하려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을텐데 유적을 안내하는 해설가를 상주시키지 못할 처지라면 좀 더 세심하게 위치를 찾을 수 있게 안내판에 설명을 하였거나, 바닷물에 부식되지 않고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 재질의 명판이나 울타리로 현장의 위치를 표시 하였더라면 멀리서 찾아오는 답사객들의 발길을 헛되게 하지 않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미련이 남는다.  합성수지 제품으로 만든 커다란 공룡 앞에서 사진 한 장 찍으면서 8500만 년 전의 공룡을 기억하기에는 이곳을 다녀가는 의미가 무색할 뿐이다.

   

 

2. 보령 학성리 공룡발자국 화석

 

   * 위치 ; 보령시 천북면 학성리 산 45, 공유수면

   * 지정 ; 충청남도 기념물 제 193호(2019.5.30)

 

    충남 보령시 천북면 학성리 맨삽지 섬 일대에는 중생대 백악기(8600만~8400만년 전)의 지층인 남당리층(천수만층)의 퇴적층이 해안 곳곳에 노출되어 있다. 이곳의 퇴적층은 역암, 사암, 세일 등의 쇄설성 퇴적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 퇴적암에는 백악기 당시 한반도의 고생태와고환경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인 다양한 층리와 퇴적구조가 관찰된다. 이 지역은 백악기 당시 충적선상지에서 호수 주변부에 이르는 하성 환경이었으며, 당시 이곳에 살았던 공룡들의 이동 흔적이 발자국 화석으로 남아 있다. 이곳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 화석은 전반적인 형태와 보행렬의 특성으로 보아 조각류와 용각류 공룡의 것으로 추정되며, 공룡들이 물을 마시기 위해 물가로 이동하면서 발자국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맨삽지 공룡자국화석은 충남지역에서는 처음 발견된 공룡의 흔적이며, 백악기 동안 한반도 전역이 공룡들의 주요한 서식처였음을 확인해주는 자연사적 가치를 가진다.( 해안변 안내판 참조)

  

   @ 면삽지 입구 해변에 세워진 공룡의 조형물

   @ 해안 변에 설치된 공룡발자국 화석 안내판

   @ 공룡 조형물 앞 안내판

   @ 육지와 연결 된 면삽지로 밀물 때는 이 길이 바닷물로 채워진다.

   @ 섬 주변의 퇴적암이 지질운동으로 판암이 되어 경사를 이루며 노출되어 있다.

   @ 해안가 썰물로 노출 된 퇴적암

   @ 공룡발자국 화석을 찾아 헤매고 있는 답사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