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이름만 들어보면 언뜻 무슨 군사 관련 기관의 명칭인 듯 하다.
하지만 원홍주 등 육군상무사(元洪州 等 六郡商務社)는 군관련 기관이 아니라, 우리가 어릴적 5일 마다 면소재지에 열리던 장터를 조성하고 규율을 세우며 보부상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만든 상인들의 조직 단체이다.
지금은 면 단위 시장은 거의 사라지고 읍내 오일장 만이 그명맥을 이어가고 있으나, 보부상들의 단체였던 상무사도 사라진 흔적으로 잊혀져 가는 역사이다.
구한말인 1898년 신식 군대가 증설되면서 새로운 무관학교를 세우는데, 입학자격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으나 대부분 양반 자제들이 중심이었다. 그들 중에는 보부상도 뽑혀 들어오게 되었다.
1900년대의 혼란한 국내 정세에 고종이 경무청을 독립적으로 지휘를 하며 포교와 포졸의 제도를 없애고 순교, 순검(巡檢)의 틀로 완전히 바꾸었다. 순검들은 일상적 업무 외에 명화적이나 활빈당을 토벌하고, 반정부 변혁운동을 막는데 주로 투입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전국의 부상(負商,보부상)들을 모아 상무영(商務營)을 신설하여 군사교련을 시켰는데 그 인원이 천여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들은 일종의 경찰업무에 투입이 되어 만민공동회 등 대중집회를 해산하거나 탄압하는 데 이용이 된 어용단체였다.
조선 후기의 보부상들은 전통적으로 어용이 되어 정부를 도왔다. 구한말의 고종은 전국적인 보부상들을 조직적인 단체로 만들어 상무사를 발족시키고, 다른 상인단체를 만들지 못하도록 지원하면서 정부시책에 이용하려고 상무영(商務營)을 만든 것이다.
1898년 독립협회의 서재필, 윤치호, 이상재, 이건호 등이 입헌정치 등의 대대적인 내정개혁을 요구하면서 광화문 앞에서 1만 여명이 모여 만민공동회라는 민중집회를 열었다. 이러한 민중집회의 해산에도 수천 명의 보부상들이 몽둥이를 휘두르며 강제해산의 행동대원이 되어 그 역활을 충실히 해냈다. 그러한 상무사는 어두운 그림자가 역사 속에 남아있다.(한국사이야기, 이이화, 한길사, 2015, 91~94쪽 참조)
구한말 어두운 오점을 남기면서 출발한 보부상의 단체 상무사(商務社)는 지방의 5일장을 돌며 장사를 하는 그들의 이익과 상호간의 협력이 필요해 조직활동을 하였는데, 그들이 새로운 상품을 전파하면서 시골 구석구석에까지 시장경제가 전파 되게하여 근대화로 진행되게 하는 지대한 공을 또한 이루게 되었다.
우리 지역의 보부상들도 1851년 대흥사람 임인손(林仁孫)이 중심이 되어 홍주, 결성, 보령, 청양, 대흥의 5읍상계(5邑商契)를 조직하고 1901년 오천을 포함하여 6개 군지역의 보부상들이 국가의 허가를 득하고 원홍주 등 육군상무사(元洪州 等 六郡商務社(元洪州等 六郡商務社)'라는 단체를 조직하고 장사를 하였다.
원홍주등 육군상무사는 각 시장에 임소(任所)를 설치하고, 이곳에 홍도원 시장의 임소를 설치하여 사무처리, 휴식공간, 제사장소 등으로 사용하였으며, 이곳에는 지금도 상무사소속의 논,밭, 임야, 건물, 묘지가 남아 있어 매년 한식날 제사를 지낸다. 2년 마다 총회를 열어 접장을 선출하고, 그 임소 건물이 1932년에 지어졌다.
이 건물은 지금도 보부상들의 모임 장소로 이용이 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마지막 보부상들의 단체로 남아 있다.( 충남학 3차 답사자료,2018. 08. 08 참조)
2. 원홍주 등 육군상무사(元洪州 等 六郡商務社)
* 지정 ; 도 기념물 제191호(2016. 07.11)
* 위치 ; 보령시 청소면 석포길 17
보령시에서 21번 국도를 타고 청소역을 지나 광천방향 죽림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하여 원죽역 부근에 상무사 건물터가 있다.
@ '홍도원료중' 현판(2021.11.06 촬영)
@ 예산, 덕산 지역 상무사의 조직과 깃발( 윤봉길의사 기념관 옆 예덕상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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