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탈고)

은행나무

푸른나귀 2017. 2. 3. 10:59



제목: 은행나무

 


 

 

구린 냄새 난다고 비켜가지 마세요.

 

빗줄기가 수울 술 불러내도

나는

공룡이 이 땅을 뛰어놀 때 보다 더

오래전부터 뿌리내리고 있었으니

 

거리에 짓이겨져 구둣발에 밟힐지언정

내게는 태초의 꿈을 품고

또 다시

공룡의 시대를 기다리고 있으니

 

甲子 겨우 지켜내며

혀뿌리에 바늘 세워 두고

자력에 이끌리는 듯 아랫도리 춤추고

발가락 향하는 길 모르는

당신 몸에선

쾌쾌함이 가득 하더군요.

정녕

거스른 냄새 난다고 나를 피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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