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이 오면 우리집 옥상은 하늘아래 최고의 휴양지이다...
마른장마가 계속되는 올 여름에도 하늘공원에 돗자리를 폈다.
열여섯해 전에는 우리 할머니가 이 자리를 좋아했고, 네댓해까지만 해도 앞 못보시던
울 엄니 업어다 이자리에 앉혀 드리면 좋아라 하셨는데...
이젠 아들딸년도 제 생활에 휘몰아치느라 이곳을 찾지 않는다.
하물며 우리집 강아지마져 늙어서 계단 오르기가 귀찮은지 잘 찾아 오질 않는다.
그져 마눌만이 부채들고, 베개들고 내 옆에 와 눕고선 더우니 가까이 오지 마랜다.
예전엔 모기장이라도 치고 아들딸까지 불러놓고 다정다감한 말꼬리 잡기 놀이라도 한판
했을텐데 그게 다 옛일이 되어버린 모양이다.
서울 하늘이 어둑해지니 모기들이 하나둘 덤벼들기 시작한다.
예전엔 그넘들을 퇴치 하기위해 수단방법을 강구 했었는데 이젠 그마져도 귀찮아
방안으로 들어 간다.
언제쯤이나 이 하늘공원에서 손주 붙잡아 옛날이야기 해주며 모기를 쫒을수 있을런지...
아늘놈에게 카톡으로 우리집 옥상 사진을 보내 주었더니 손주 만들어 준다는 소리는 안하고
엄니하고 즐거운 시간 가지랜다...
젠장 내가 한 10년만 젊었더라도 아들놈에게 재촉하지 않고 하나 만들었을텐데...
그나 저나 무진장 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