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국화꽃 다발속에
낯익었던 얼굴이 웃고 있다.
내 젊던 시절
같이 벌어 함게 살자고 했던
그 양반
국화향 속에 뭍여 있다.
신혼살림 월셋방으로
전국을 돌아 다니며
작업현장 밤낮없이 뛰었었는데
이젠 이 고생 안해도
나는 먹고 살수 있다고
어느날 갑자기
삶의 터를 정리 해 버리더만
내 청춘에 눈물나게 하곤
그 양반
테잎 염불 들으며 누워 있다.
이럴거면
조금만 더 베풀지
싸가지고 가는것도 아니고
병든몸 고쳐 한백년 산것도 아닌데...
차디찬 냉동고에서
뜨겁게 타오르는 화덕속에서
한줌의 재가 될터인데
아까워서 어찌 손을 털수 있을꺼나
망자되어 베푸는 술 한잔에
그 양반과의 인연을
기억 저편으로 접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