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산길을 걸으며 생각하며(1)...

푸른나귀 2010. 1. 24. 16:33

 

     점심을 먹고 동네 뒷산을 한바퀴 도는것으로 겨울철 한주일의 운동량을 대신한다.

     병원 의사들은 한주일에 서너번 30분이상 땀을 흘리면서 운동해야 중년기의 건강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것이 매우 힘들다.

     건강이 좋고 나쁨을  자신의 뇌신경에 정확하게 전달되어 어디가 아픈것인지 알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놈의 몹쓸병들은 신경세포가 퍼져있지 않은 몸 내부기관에서 음흉

     하게 둥지를 틀기에 언제 어떻게될지 육체적 건강에 대하여 더욱 깊게 관심을 갖는다.

     그래서, 스스로의 위안을 삼으려고 휴일이면 뒷동산 산책을 하게 된다.

 

     숲속길을 걸으며 산토끼를 생각한다.

     산토끼는 산속에서 생활하며 자기가 다니는 길은 향상 일정한 방향으로 잡고, 자기가

     다니는 길만 고집하고 다니기 때문에 그길에 올무를 놓으면 여지없이 잡히게 된다.

     야트막한 뒷산의 산책길도 수없는 갈래길이 있지만 언제나 내가 다니는 길은 똑같은

     길이다.

     어쩌면 인간을 사냥하는 신이 존재한다면 난 올무에 여지없이 걸리고 말것이다.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개척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새로운 길로 발길을 할터인데, 매번

     같은길을 택하는 나는 지금의 내직업과는 다른 그길을 가야 했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제는 뒤돌아 다시 갈수 없는 길이 되었기에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산행길에서 뫼비우스의 띠를 생각한다.

     긴 띠를 한번 비틀어 붙이면 일차원의 직선으로 종이의 앞뒷면 모두를 연결할수 있다.

     평면상의 직선은 끝없이 달려 나가지만, 뫼비우스의 띠 위에서는 시작점과 종점이

     맞물리어 무한을 향해 달린다.

     인도의 힌두사상에서 요가를 하면서 수행을 하였던것도 신체를 단련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생각의 깊이를 깊게 하기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수레바퀴처럼 돌고 도는 것이 윤회이다.

     산책길의 좁다란 길목도 윤회와 맞 붙어 있을것이라 생각하며 걸어간다.

     내 삶 전체가 어디에서 끝날것인지, 다시 어떻게 시작할것인지 알수는 없지만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고 돌아 알파와 오메가를 알수 없는 인생길을 달리는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뫼비우스의 띠에서 나를 생각한다.

     이제는 일상의 변화를 두려워하게 되고,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일상에 순응을 하며 살아야

     평온을 찾을수 있는 것으로 내 자신이 변하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언젠가는 뫼비우스의 띠가 끊어지고 그 윤회의 틀이 깨질것이라 생각 하면서도 그 띠 위를

     쉼없이 달려 간다.

     뒷동산 산행길에서 나는 나 자신을 생각하며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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