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지막히 일어나 아침을 먹고 언제쯤 화분갈이를 해주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옥탑의
화분들을 유심히 살펴 보았다.
며칠전 내린 눈으로 응달쪽에 놓여있는 화분엔 아직도 녹지 않고 조금은 남아 있었고,
흙을 만져보니 아직도 얼어 있기에 몇주 더지나야 하겠거니 생각하며 돌아서려는데
양지쪽에 놓여있는 화분의 검불속에서 자색의 삐쭉삐쭉 솟아나는 생명체가 보이는것이
아닌가???
검불을 헤치고 자색빛에 푸릇한 이파리를 피워 올리는 부추의 생명력에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화분의 흙을 만져 보았다.
보드랍게 느껴지는 흙의 감촉을 손으로 음미하기에도 부족하여 코끝에 들이대고
흙이 봄을 맞이하여 내뿜는 향을 깊숙히 폐속으로 들이마셔 본다.
그러고보니, 옥탑방에 들여 놓은 화분들의 움트는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아침저녁으로 들락거리며 그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으며 봄은 아직 멀었거니 했는데
이제사 살펴보니 허브는 제법 웃자라 있었다.
어느블로그(?)에서 알아낸 끈끈이 대나물의 어린싹도 제법 우후죽순처럼 자라고 있었고
매발톱꽃의 새싹과 아말리스의 여린잎의 솟아남도 보이며, 철쭉의 새이파리도 듬성듬성
자라 나면서 "주인님 어서 밖으로 내 보내주세요!"하는 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옥탑방안에서 겨울을 지낸 화초들과, 옥탑밖에서 추위를 견딘 화초들이 따뜻한 봄날이
오고있슴을 나보다 먼저 감지하고 의사표현을 하는것 같아 자연의 오묘함을 느낀다.
작년가을 가을걷이를 하면서 그들의 낙엽과 시들어진 몸체를 화분을 뒤엎으면서
다시 흙으로 돌아가게 도와 주었었는데, 그것으로는 영양분이 부족하기에 겨우내
집안에서 먹었던 과일 껍데기와 야채들의 부스러기를 퇴비로 이용하기위해 모아두었는데
이젠 본격적인 퇴비를 섞어 화분갈이를 해야 할까보다.
봄이 오는 소리...
말없이 그들 자연은 변함없이 다시 찾아온다.
욕된자에게도, 선한자에게도 봄은 똑같이 찾아온다.
나는 과연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자연에대해, 인간사에 대해
미련없는 삶을 살아 가고 있는것인지???...
후회없는 앞날을 걸어 갈수 있을것인지???...
그들이 새봄에 다시 움트는 생명을 바라보며 생각의 틀을 엮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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