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청량리 중량교 가요...

푸른나귀 2009. 2. 2. 18:57

 

     벌써 30년전의 일이 되었나 보다...

     시내버스 안내양들의 애환속 우스갯소리로 "청량리, 중량교 가요~" 라는 호객소리가

     "차라리, 죽으러 가요~" 로 들린다는 이야기를 이젠 이해할수있는 사람도 흔치 않을것이고,

     몸뚱아리가 아프고 몸의 어느 한부분이 성하지 않으면 망우리 공동묘지에 가서 새것으로

     바꿔 갈아낀다고들 농담하기도 하였었는데 이나이가 되어서도 이해 못하는 이들이 제법

     있는것 같기에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선데이서울이란 잡지나 일간신문의 하단 한귀퉁이에는 한줄광고로 "조루,포경00-0000"

     이란 광고가 많이들 있었다.

     주로 을지로4가 허름한 뒷골목2층에 자리잡고 싼가격에 수술을 해주기에 사춘기시절

     용돈모아 친구들과 거사를 치루기에는 안성마춤인 곳이었다.

     학교를 파하고 을지로 어느 귀퉁이 의원을 찿았는데 아랫도리를 훌러덩 벗기고 수술대

     위에 누우라는것 아닌가? 

     간호사의 능숙한 손놀림이 아니더라도 불끈 솟아오른진대 쑥스럽고 챙피해서 몸뚱아리는

     부들부들 떨리는데도 물건은 고갤 숙이질 못하고...

     마취후 절단하고 꿰매는데 시간이 오래걸려 몇바늘은 생으로 꿰맸었다.

     그 다음날, 공교롭게도 오후에 교련시간이 있었는데 목총들고 낮은포복을 시키는것으로

     봉합부분이 터져 아랫도리가 흥건하게 적셔지고야 말았다.

     수업을 조퇴하고 을지로 의원에 쫓아가니 의사양반이 다시 봉합해주면서 나중에 장가들면

     자연적 돌기가 생기게 될것이니 그 교련선생에게 고맙다고 생각해야 할것이라 말하였었다.

 

     설연휴가 시작되면서 우측 엉덩이와 정갱이로해서 오른쪽 발에까지 바늘로 찌르는듯한

     통증으로 서있지도 못하고, 앉지도 못하며 또한 잠도 못이루는 중병을 앓았다.

     평상시 느끼던 허리의 통증이 아니었다.

     설연휴를 끝내자 마자 병원에 수속을 마치고 입원을 하였다.

     "요추부 추간판 탈출증 요추제4~5번 우측" 간단히 말해서 디스크란 이야긴데 아래로 내려

     가는 신경을 건드리고 일부는 끊어져 있다고 다음날 바로 수술을 하기로 하였다.

     전신마취로 내몸에 무엇을 장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통증이 사라지니 시원하기 짝이없다.

 

     을지로에서 고래 잡고서는 처음으로 수술대에 올랐지만, 그때처럼의 떨림이라든가 두려움은

     없었으나 수술비 영수증을 보니 서민들에게는 큰부담이 될수도 있겠다 싶어 씁쓸하였다.

     원무과에서 수술비납부하고 나오는데 육십중반의 아주머니가 나를 붙잡고 수술비가 얼마

     나왔냐고 묻는 품새가 수술비의 부담때문에 진료를 못하시는것 같애 안스러웠다.

     의료보험으로 겨우 오분지일 정도만 충당이 되니 의료보험제도에 문제가 있지 않나싶다.

 

     망우리에서 허릿뼈 하나 주워다가 갈아 끼웠으니 이젠 아끼고 보살펴서 오랫동안 써먹어야

     하겠다.

     술,담배.커피는 뼈하고는 상극아라는 의사의 마지막 말에 의기소침 해진다.

     도대체 무슨낙으로 살아가야 할런지???...

     한가지 여자이야기 안하던데, 이런 허리로 어쩌질 못할것이라고 지레짐작 하고선 얘길

     안해 주신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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