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산

보령향우회 가을고향 나들이(1)...

푸른나귀 2007. 10. 29. 21:24

 

추석명절 지내곤 휴일도 없이 매일매일 강행군으로 일상을 전쟁처럼 치뤄왔었다.

지난 늦여름 산악회에서 진행하는 관악산등반을 함께 할적에  고향나들이

소식은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매년 아버님께 양보를 해드린다는 핑계로 여태껏

한번도 참석을 못했었다.

어쩐일이신지  올해는 아버님께서 가시지 않겠다고 먼저 운을 떼시기에 슬며시 내가

다녀오겠노라고 둘러치는 염치없는 이기심을 발휘하였으니 좀 못된 자식같은 씁슬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아마 아버님도 이젠 아들에게도 향우회의 몫을 내게 나눠주시려 하신다는것을

모르는바는 아니다...

 

평상시보다도 좀더 일찍 일어나 다른식구들이 깨어나지 않도록 살며시 준비를 하였다.

베낭에 옷가지를 주워담고 대문을 나설땐 어린시절 도시락 싸가지고 소풍가듯 조그마한

흥분마져도 느껴지는듯 하였다.

오늘은 정말 일상의 모든것을 잊어버리고 동무들과 고향분들과 어울리며 즐길것이라

생각하며 잠실운동장에 도착하니 열댓대의 버스가 줄지어 향우회원을 기다린다.

전철역입구에서 새벽바람에 나온 동무들과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고 버스앞에서

몇번의 향우회와 산악회에 참석하다 보니 이젠 눈에 익은 고향선후배들과 수인사를

하는중 우리동무의 아버님이시자 고향 원로이신 어르신께 모두들 인사를 드렸다.

버스는 도심을 빠져 나가면서 차창밖으로 붉게 물들어가는 산들과 가을걷이로

벗겨지는 벌판을 바라보며 가을이 깊어감을 맛볼수 있었다.

 

늘상 보령의 구석구석을 다녀 보았다고 자부했었는데 오천은 한번도 발걸음을

주지 못하였기에 한번 들려보고 싶어했었다.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보이며, 바다를끼고 있어 예로부터 서해바다를지키는 수군의

근거지가 되었었다는 말에도 공감이 간다.

오천 초등학교의 조그마한 운동장엔 농악대의 풍물놀이로 흥을 돋구고, 미리 오천면에서

준비한 식장은 고향�O은 향우들을 위한 다채로운 준비로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고향의 유지들이 모두 모여 축사를 치루고 오륙백명의 인원이 산행길에 올랐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동무들과 함께 하기도 하고 낮익은 타면의 갑장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면서 5Km의 산길을 산바람에 흐른땀을 씻어버리고 붉게 물든 개옻단풍과

풀꽃의 보랏빛에 취하여 흥얼흥얼 노랫가락이 절로 나오는것 같았다.

중간마다 막걸리에 생두부로 목을축일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어 서해바닷 바람에

바다를 바라보며 온몸에 녹슬은 기들을 뽑아낼수 있을것 같기도 하였다.

 

몽유도원도...

소설제목속의 꿈이 아니라 언젠가는 내눈으로 임금의 마음을 사로잡을정도의 미녀가

과연 어떤모습일까 확인하고 싶었었는데 이번에 원을 풀었다.

도미부인의 사당에 들러 합장을 하고 사진한장을 구해왔다.

양귀비도 그시대의 양귀비라고 시대에 따라 미인을 평가하는 관점이 틀릴것이니

후대사람들이야 지금의 관점으로 선대사람을 평가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것이다.

사당앞에서 도미부인의 사랑이야기를 다시한번 조용히 음미하곤 가파른 계단을

내려왔다.

 

도미부인사당앞 광장에서 오천면에서 준비한 맛있는 점심식사를 반주와 곁들여 하고,

주최측의 경품행사와 각면대항 노래자랑으로 식을 진행하였다.

우리동무들의 노래순서엔 모두들 백댄서를 자청하여 흥을 돈우기도 하였다.

모두들 잘하는 노래여서 우열을 가리는 것보다도 골고루 나눠주고 즐기는 대회라

동무의 노랫가락이 좋았지만 아쉽게도 등외로 벗어났다.

하지만 아무렴 어떠한가???..

모두들 즐겁고 흥겨우면 그만인것을...

 

오후 네시정도에 모든행사를 마치고 서울로 향하면서 고향 동무들과의 헤어짐을

아쉬워하고 다음 동창회때 다시만날것을 약속하였다.

서울로 향하는 길엔 마지막 단풍놀이에 많은 인파가 몰린듯 많이 밀리었다.

하지만 선후배 모두 어우러져 관광춤을 추면서 흥겹게 목청높이면서

밤늦은 귀경길에 조금도 지루함을 모르고 올라왔다.

행사를 위한 오천면 향우회및 오천면민들께 고마움을 느끼며...

우리고향의 오천면에대한 사랑을 느끼게 됨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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