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경칩에 덧대어...

푸른나귀 2007. 6. 24. 17:25


      아침안개가 자욱하니 경인고속도로에 깔려있었다.
      때 되어 �O아온 감기가 온몸을 뒤집어 놓을려는지 물러서질 않는다.
      제놈이 버텨봐야 이삼일이겠거니 하고 어제하루를 집에서 쉬며,
      이불 뒤집어 쓰고 한동안 누워 있다가 동네 목욕탕 사우너에서
      흠씬 수증기열로 내쫓아 볼 요량으로 온몸을 뎁혀보았지만
      그놈도 만만ㅎ지 않다.
      하기사 감기란놈도 건강한 신체에 둥지를 틀었으니 빼먹을것 모두
      빼먹고 나가야 요즈음 감기라는 명예를 얻을것 아닌가???



      사무실 의자에 기대어 몸을 쉬이고 있을때
      핸드폰으로 메세지가 들어왔는데 오늘이 경칩이란다.
      때에 맞지않게 두툼한 외투를 걸치고 양지쪽에 자리를 잡으니
      봄이 느껴진다.
      개구리가 지금이라도 땅을 뚫고 튀어나올듯 하다.



      스므해전쯤...
      치악산 국립공원아래에서 관리사무소와 공원 주차장을 만들때의 일이다.
      겨우내 공사를 진행하면서 계곡의 자연석을 채취하여 조경공사를
      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백호우(일명;포크레인)로 �f다보면 동면중이던
      개구리들이 새까맣게 떠내려 왔었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숫불을 만들어 그놈들을 이슬이와 함께 영혼제를 올렸다.
      요즈음은 개구리를 잡는자도,개구리를 요리 하는자도, 먹는자도 무시무시한
      벌금과 형벌이 가해지니 상상도 못할일이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자연환경을 홰손하는 불법수렵자들을 텔레비젼의 화면으로 보면
      그때의 일이 씁쓸해지니 세상이 변하긴 변하나 보다.



      어렵게 살던 어린시절...
      개구리 뒷다리 않먹어본 친구 없을 것이고...
      논으로 튀어가는 개구리를 향해 회초리로 후려치면 쪽 뻗으며
      바르르 떠는 뒷다리를 보며 희열을 느껴보지 않은 친구들도 없을것이다.



      치악산에서 도를 닦던시절에 개구리에 대하여 알게된 개구리의 암수구별은
      동면에서 깨어날때 알을 품고있는가에 확인이되고,
      평상시엔 죽을적에만 알수있다는 사실이다.
      회초리로 맞아 다리를 쭉 뻗는것은 숫놈이고,
      다리를 오므리는것은 암놈이란다.
      그놈 둘을 포개면 어쩜 그리 체위가 그럴싸 한지...
      진즉 개구리는 그런 체위로 교미를 못하는데 말이다.



      문자 메세지가 아니었슴 경칩인지도 모르게 그냥 스쳐갔을텐데
      일찍 집에 돌아와 경칩날 개구리 영혼들을 달래보았다.
      개구리님들을 소주안주로 먹지들 말고,�O지도 말고...
      감기들 조심 하시게나!!!



                             2006.03.06.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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