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자운영꽃
가득한
들판길 논둑을
조심스러히
걸어가던 아이가 있었다.
포풀러 이파리
햇빛에 반짝이면
빠알간 가방 등에메고
십리길 신작로를 따라
달려가던 소녀가 있었다.
누런 황금벌판의
밀려오는 가을파도에
긴머리카락 나풀대며
파아란 하늘을
바라보던 숙녀가 있었다.
은빛 백설의 땅에
타향에서 지친몸
어미의 품안에
안기어 아늑한 정서를
그리워 하던 여인이 있었다...
아이같던 숙녀가...
소녀같던 여인이...
그 어미의 품안이 되어
자식의 아득한 고향이 되려하니
후련함도,
아쉬움도,
그리움도...
곱게 차려입은 한복속에
다소곳이 감추어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