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타는 農心...

푸른나귀 2017. 6. 30. 18:38


올해엔 전년보다 더 좋은 마늘과 감자를 수확하려 한약재 찌꺼기와 거름을 충분히 하였지만,

봄부터 하늘이 막히어 빗방울 구경하기가 힘들어지니 온종일 밭에 나가 물을 뿌려대 보았지만

지심이 메마른 흙에 지표면만 살짝 젖어드니 작물의 생육에 지장이 없을리가 없다.

마늘은 예전의 반쪽이가 되어 나오고, 감자의 알 굵기가 어디 내놓기가 창피할 정도다.

그래도 주섬주섬 좋은것은 골라 박스에 담아 택배로 식구들에게 보내고 내년 파종할 좋은 종자와

우리 먹을 무지렁이 같은 종자를 담으면서 조금씩 농부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는것 같다.


농사는 하늘이 도와야 된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욕심없이 될수 있으면 약을 치지 않고 땀을 흘린 만큼 수확을 하여 나눠 먹을 수 있으면 만족하리라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조금 더 수확을 하고, 조금 더 좋은 상품성이 있는 작물을 바라는 욕심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견제구를 던져보기도 한다.

향상 감사한 마음으로 내게 주어진 삶을 순응하면서 살아가리라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래도

자연환경의 변화가 우리 세대에서 급격하게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생전 보지 못했던 외래 해충들이 올해에도 보이기 시직하였고, 어쩔수 없이 방제를 위한 농약살포를

마다 하지 않아야 하니 뜻대로 되는 일은 세상에 없나 보다.


밭에서 돌아오는 길에 청천저수지의 산책로를 돌아보면서 저멀리 제방 가까이까지 빠져나간 저수지물을

바라보며 저수율 10% 대를 기록한다는 뉴스를 실감한다.

어릴적 가뭄 끝 장마가 올때면 저수지 끝까지 밀려갔던 붕어와 가물치들이 개울물을 따라 역으로 올라

올때 집에 있던 체를 들고 달려가 잡았던 기억이 새롭다.

가뭄에 애가 타는 농심이지만 산책로를 거닐며 지금도 하늘이 뚤리어 개울물이 넘쳐 흐르면 흐르는 냇물을

역으로 헤엄쳐 오르는 잉어들이 있을지 궁금증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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