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아쉬움에 의한 새로운 도전...

푸른나귀 2017. 7. 31. 12:20


아침부터 장마비가 조용하고도 지리하게 내린다...


농삿일에 '어제는 더워서, 오늘은 비와서'라는 핑계로 잡초와 병충해의 침입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손 놓고 있자니 참 한량한 농부라는 생각이 든다.

얼치기 농부로 귀향한지 백일이 지나가는데 무엇인가 살아가면서 아쉬워 했던 점들을 하나씩 새로시작 하려고 했던 일들이 제대로 이루어져 가고 있는지, 초심에서 조금씩 벗어 나고 있는 것은 아지 빗소리를 들으며 끌적여 보며 정리해 본다.


80년대 초부터 유능한 건설인이 되고자 가족과의 관계까지 희생하면서 새벽잠을 설치고 전국의 건설현장을 누비며 힘차게 살아 왔지만, IMF를 겪으며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오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관례에 의한 적정한 공사비가 주어졌으나, 최소의 비용을 추구하는 정책에 의해 최저가와 그를 담보할 수 있는 감리제도가 시행되어 공사현장은 팍팍하게 돌아가기 시작하는 새로운 형태의 건설문화가 생기게 되었다.

결국 최가가로 공사를 수주한 업체는 최저가로 하도급을 주게되고 그 하도급업체는 또, 최저가로 재 하청을 주는 일들이 빈번하게 이루어져 건설업계는 혼란 속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내가 담당하였던 현장에서도 하청업체의 부도로 재하청을 받아 일을 해온 중장비업체들의 수금이 이루어지지 않자 추석 명절을 앞두고 현장사무실 점거 농성이 일어나게 된다.

발주처와 시공사 그리고 협력업체의 조율이 쉽게 이루어지질 않고, 지방신문의 신문기자와 형사들이 찾아와  조속히 처리하지 않으면 사법처리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엄포도 받게 되었다.

실질적인 돈의 흐름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인데도 서로 회피하고, 모든 책임을 현장대리인에게 주어지는 것에 회의를 느껴 그 직업을 그만두고자 하였다.


그러나, 배우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그 것 뿐이라서  어쩔수 없이 그 일로 여지껏 먹고 살아왔다...

자식들을 교육시키고, 부모님을 모시고 하는 것에 우선을 두며,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은 한참 후순위에 둘수 밖에 없었다.

혼란의  IMF를 겪으며 나중에 노후에는 고향으로 돌아가 글이나 끌적이며 여유를 즐기자는 목표를 갖게 되었지만 그 시기를 언제로 잡아야 할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하였다.

그러나, 그 고민도 그냥 고민일 뿐 기회는 하늘이 만들어 주는가 보다. 가지고 있는 것이 적다고, 어느 목표치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미적거리다 보면 놓치기 쉬운 법이다.

하나 하나를 준비하고 예측하다보면 기회는 생기는 것이다.


몇 해전부터 글이나 끌적이고 싶다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국문학을 시작 하였다.

비록 늦기는 하였지만 나보다도 더 늦은 나이에 공부를 하는 학우들을 보면서 큰 위안이 되었다.

전번 학기에 논문을 통과하고, 졸작이지만 단편 소설도 끌적여 보았다.

아직 등단은 하지 못하였지만 열심히 신춘문예의 시부분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문학인으로서의 틀을 갖추려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하지만, 등단을 못한다 해도 그 것으로 못다했던 아쉬움과 미련을 해소시키려 한다...

 



소설「매월당 김시습」에 나타난 작가의 향토적 성향의식 연구.hwp



해후.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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