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탈고)

칠일간의 사랑

푸른나귀 2017. 2. 3. 11:13



제목: 칠일간의 사랑

 

 

 

어둡고 칙칙한 땅속

거친 풀뿌리를 씹어가며

하얗고 노릇하게 떠버린

몸 덩어리가 되면서도

일곱 해를 기다려 왔다

 

어느 날

근질거리는 몸을

어찌하지 못해

어둠을 뚫고 땅속을

힘들게 벗어나

나뭇가지 위로 기어오른다.

 

몸 덩어리는

점점 굳어져 가고

그 속에서의 용트림이

두꺼운 껍질을 벗게 하고

여린 나체를 햇살에 노출 시킨다

 

羽化

힘찬 날개 짓으로 하늘을 날며

시원한 나무그늘에 앉아

세상에 다시 태어남을 노래한다.

 

밤낮 없는 사랑의 세레나데를

울부짖으며

칠일간의 짧은 사랑을

세상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곤

가비여운 몸 덩어리 벗어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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