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거름 뉘엇할제
미추홀(인천)을 벗어나
서해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옥구슬 흘러내리는 계곡을 끼고
누런 황룡이 산다는 용소를 지나
작은 터앞에 서니 날이 어둑하다.
하늘에 쏟아지는 별
골에서 불어오는 상큼한 바람
적막속에 들려오는 여울물 소리
한참이나 그곳에서 어둠을 느끼며
한해전 세상떠난 그리움을 되새김한다.
조카가 있어 든든하다고
애들 다 키우고 고향 내려와
같이 살자시던 숙부님
마지막 숨을 힘들어 하시며
끈을 놓지 못하시던 숙부님
내시간보다 빠르게 흘러가는 것이
남의 시간이라더니
첫 젯상차림에 사촌아우 초헌관되어
향을 올리고
그리움에 사무치는 가족앞에
장조카 축문 읽어 내리며 눈물 흘린다.
고고히 굉음을 울리며
올라오는 서해고속도로는
그 약속 아는지 모르는지
예나 지금이나 시간이 멈춰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