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욱 눌러쓴 모자와
둘둘 말아제낀 목도리 사이에
오십이 있습니다.
이마 위로 나르는 갈매기 주름살엔
보릿고개 전후세대의 고닲은 삶이
고스란히 녹아 스며들어 있고
검은 모자섶밑 희끗한 구렛나루엔
지천명의 하늘을 알지 못하고
하루의 고단함이 흘러 내립니다,
스르륵 내려앉는 눈꺼풀 속엔
육신을 녹여봐야 빨랫비누 두어장뿐일
값어치 없는 몸뚱아리의 비애속에
하염없는 탄식이 내려 앉아도
하늘엔 달이 뜨고 별이 지며
더러운 빨랫감의 비누가 될것이라는
작은 희망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으려는
오십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