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우주를 떠돌던 한 생명체가
수풀 우거진
지구에 불시착 하였다.
그 숲속에서
제 고향에 다시 돌아가고파
안테나를 세우고
구원의 손길을 기다려 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수만년 지난 오늘도
추녀밑 귀퉁이에
비단실 뽑아내 사방으로 씨줄을 걸고
휘몰아 치며 낱줄을 엮어 놓고서
먼 하늘에서 들려오는
고향 소식을 그리워 한다.
언제나 고향에 갈수 있으려나???
씨줄 한가운데 웅크리고 앉아
세월을 낚는다.
애꿎은 잠자리 한마리
낱줄에 걸리어 바둥거리지만
거미의 꿈을 이루기 위한
노잣돈이 되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