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니 첨으로
비행기 타고 제주에 다녀 오시던 날
자식들 준다고
조그마한 밀감나무 묘목을
양손에 힘겹게 들고 오셨다...
강남의 밀감나무가
강북에서는 탱자가 될터인데
뭣할려고 힘들게 가져오셨냐고
투정하면서도
양분을 골고루 섞어서
큰화분으로 옮겨심고
추워지면 방안으로 옮기고
따뜻해지면 밖으로 내어 놓으며
솎아주고 물주고 정성을 다하니
하얀 꽃망울 다닥다닥 피워내고
앙증스런 푸른열매를 맺으며
겨울엔 노오란 귤몇개가 결실을 맺는다
반가움에 껍질벗겨 한입 넣으니
시큼하기가 탱자보다 더 하지만
눈으로 보고 즐길수 있기에
강남의 밀감보다도 더 정갈스럽다.
시큼함의 속에서도
달콤함이 묻어 나옴은
어미의 젖과 같은 모성이
그리워지기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