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멀리 약수터 뒷산에서
송홧가루가 날아와
함지박에 받아둔 물위를
노랗게 물 들이더니
엊그제는
코끝을 간지럽히는
아카시의 달콤한 향기가
가난한 옥탑방을
휘감싸고 흘렀습니다...
날좋은
오월의 휴일날들을
산으로 술집으로
밖으로만 휘둘려 다니다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온종일 집안 정리하는
흉내를 내봅니다.
츄리닝 바지가 시커멓게 되고
어머님 목욕에 땀이 비오는듯 흐르고
대충이라는 표현으로 정리해보지만
마눌님의 마음에 쏙 들게
해주어야 하겠다는 초심은
술에 물탄듯 흐려지고야 맙니다...
옥상에 오르는
한계단 한계단 마다
아말리우스의 붉고 하얀꽃이
조만간 피어날
새하얀 옥잠화의 자태에
그 자리 빼앗길세라
안양천의 벌들을 부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담배한대 피워 물곤
꽃들과 뻗어나가는 넝쿨들을 바라보며
그들은 제 알아서
태어나고 꽃피우고 열매 맺음을
그 누구에게 배우지 않고서도
그 시기를 �O아 피고짐을 하는데...
피고짐에 기뻐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데...
올 오월은
만남의 기쁨과 헤어짐의 아릿함이 같이했고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한마디와
내게 속상함이 되어온 글 한줄에
모든것을 잊으려고 버리려고
고민하였던 일들에 씁슬해 합니다.
그들이 제알아 피고지듯
그들이 제알아 있듯없듯
자연이 섭리에 의해 흐르듯
옥상위 하늘공원에서
담배연기에 그 모든것을 날려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