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연습...

올해농사 시작...

푸른나귀 2014. 3. 1. 16:29

 

 

 

세월 참 빠르게 흘러간다...

 

숙부님을 스므티자락에 모신지 벌써 네해가 지나갔다.

사촌동생들이 모두 모여 제를 올릴때 축문을 읽어 내려가는 내 목소리가

떨려옴을 느낀다.

해가 갈수록 내 마음이 여려지는지 조그마한 일에도 감성의 골이 변하

여 눈가의 눈물을 남 몰래 닦아 내기도 한다.

 

한달동안 휴일도 없이 작업 현장을 지키다가 엊그제 숙부기일을 맞이해

마눌님과 고향을 다녀왔다.

내려가는 길에 대천 서울떡집에 들러 감자씨를 얻고, 종묘상에 들러 퇴비

를 구입하여 황룡골 텃밭에 도착하니 예년보다 봄이 일찍 온 모양인지

개구리의 울음 소리가 대단하다.

겨우내 비워 두었던 농막을 정리하고, 동파되지 않도록 꽁꽁 덮었던 우물

의 펌프도 손을 본 후에 쇠스랑을 들고 퇴비섞어 둔덕을 만들었다.

지나가던 동네 아주머니가 벌써 파종을 하느냐고 관심을 두기에, 이런 저런

농사에 대하여 물어봐주니 아주 좋아하며 알고있는 지식을 전파 해준다.

고마움에 논두렁 커피 한잔을 타서 대접하니 언제 집 짓느냐고 되묻는다.

역시 내고향이라고 하더라도 동네 노인들과의 유대관계를 돈톡히 해야만

나중에 이곳에 터를 잡더라도 부딧히는 일이 적을것이라 생각된다.

해가지고 어둠이 깔리자 농막에 들어와 감자의 쪽나누기를 마치고 익낭의

숙부집에 들러 제를 지내고 다시 농막에 와 잠을 청했다.

 

다음날 마눌님은 어제만든 둔덕에 감자를 파종하고, 나는 다음달 파종할

고구마,고추둔덕을 더 만들고, 비닐을 쒸우는 작업을 허리가 휘도록 하고

있는데 아랫마을 어르신이 지나가다가 자기가 밭을 갈아줄터인데 왜 힘들

게 삽질하고 있냐면서 이야기를 하신다.

웃으면서 내려온김에 감자파종이나 하고 올라가려 한다하니 다음에 갈아줄

터이니 쉬엄쉬엄 하랜다.

두해를 오르내리며 농사를 짓다보니 동네 어르신들의 도움을 즐겁게 받기도,

또, 지나친 관심(?)도 받게 되지만 그러려니 하고 웃어 넘기는 일도 생긴다.

늦게까지 농삿일에 매달리다가 한양으로 돌아가려 하는데 그때까지도

개구리의 짝찾는 울음소리는 황룡골 마쟁이 고개를 휘몰아 친다...

 

세월 참 빠르게 흘러간다...

은하수가 흐르고, 솔바람이 스쳐가는 골짜기에 내 뉘일곳 찾아 헤매다가

자리잡은 이곳에 환갑이 되기전에 준비하고 계획했던 내 작은 울타리를 

내손으로 만들어 남은 스므해를 보내기 위한 꿈을 구상한다.

이젠 이루어 질때가 된것 같다...

 

세월이 더 빠르게 흘러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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