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 치루기에는 좋은 계절인가 보다...
지난 일요일 일터에서 망치질 하다가, 군시절 같이 근무한 고참의 아들 혼사에 다녀왔다.
서초동 법원안의 예식장이라는데 일터에서 얼마나 걸릴지,수지에서 어떻게 가야 할지를
몰라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대중교통으로 한시간 반쯤 걸린다 하여 좀 일찍 나오게 되었다.
시간이 좀 남아 강남역에서 내려 교대역 앞쪽으로 산책겸 걸어가고 있는데...
요즈음 뜨고 있는 '강남 스타일'이 어느 모습인지 높이 솟은 마천루와 간판, 쇼윈도우, 강남
사람들의 옷매무새들을 바라보며 내 양복깃에서 촌티가 솔솔 풍기는 것 같아 잰 걸음으로
바꿔 걸었다.
잰 걸음속에 앞에 보이는 칠성사이다 공장터가 보이는 것에 여기가 거기구나 하는 슴짓한
생각이 들었다.
제대를 하고 대구에서 한 일년 현장생활을 마치고, 서울에서 처음으로 망치질을 하던 현장이
이곳이었슴을 기억하게 되었다.
손가락을 꼽으니 꼭 삼십년전의 일이다.
그땐 새벽에 일어나 버스를 두번 갈아타고 시간반을 달려오면 허허벌판에 강남개발의 아파트
를 짓느라고 오가는 사람들 뿐이었는데 지금은 하늘높이 솟은 빌딩뿐이다...
교문앞을 들어서니 그때 같이 고생했던 사람들이 기억난다.
벽돌 한장, 마감재 하나하나속에 많은 이들의 혼이 서려있슴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많은
아이들이 꿈을 키우며 이곳을 지나갔을 것이다.
내 앨범속 어딘가에는 저 현관 앞에서 폼을잡고 찍은 사진이 있을텐데...
30년전에 만들었던 내자식이 아직도 그 자리에서 역활을 다 하고 있슴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직도 내가 한번이라도 찾아와 주길 기다리는 내 자식들이 전국에 퍼져 있다.
내 생전에 그 자식들 한번씩이라도 만날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