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강아지 물 오르고
물안개 피어 오르면
십리길 신작로를 따라
양조장 고갯마루에부터
재잘거리며
손에손을 잡고 걸어가는
시루생이 아이들이 있었다.
누런 보리이삭 넘실대는
나직한 두어개의
고개를 넘다보면
까투리의 울음소리에
휘휴 숨한번 고르게되고
새터앞 개울가 징검다리를
폴짝이며 건너가는
장골 아이들이 있었다.
자운영 꽃밭에 물대어지고
황소의 울음소리로 서래질할때
고무신 벗어들고
우렁이 잡다보면
황새의 날개짓에 아스라히
산넘어를 그리워하는
백토고개 아랫 동네
당안골 아이들이 있었다.
수랑뜰다리 건너
구름닿는 미루나무 행렬따라
매밋소리에 귀기울이고
시원한 솔바람에
포플러 이파리를 노래하며
학고방에 눈길주던
원무루 아이들이 있었다.
물레방아 찌걱거리며 도는
번덕지 개울가에
발가벗고 물장구 치다가
흘러가는 흰구름타고
너른바위 위에서
해바라기를 하며 웃어대던
갬발 아이들이 있었다.
오래되고 아름다운 노송이
휘어감는
스므티 고개로
달빛이 휘영청 떠오르는
다릿팃재 아랫 마을까지
신작로 따라
코스모스를 심던
소릿골 아이들이 있었다.
산과들에 흰눈이 소복히 쌓이면
토끼몰이에 짧은 하루가되어
짙푸른 복골목쟁이에
금방이라도
용천배기가 나타날까봐
긴겨울밤의 꿈에 놀라는
은고개 아이들이 있었다.
그 아이들은
성주산 장군봉의 정기를 머금고
그렇게
고을고을에서
청고을 한복판으로
하얀 손수건 가슴에 달고
커다란 은행나무 아래로
모여 들었다.
그 아이들은
노란 민들레꽃일 적엔
몰랐었다.
홀씨되어 바람에 날리니
대천으로
대전으로
서울로
저 멀리 태평양 건너까지
꽃을 피울수 있다는것을...
그 아이들은
작은 물방울일 적엔
몰랐었다.
구름과 햇빛에 의하여
시냇물이되고
하천이되어
저 멀리 너른바다에
꿈을 펼칠수 있다는것을...
친구여!!!
넓고 험한 세상에
홀씨되어 꽃이 피기까지
우리의 꿈이 이루어지기까지
온갖 어려움도
수많은 시련들도
오늘의 우리가 있기
위함이였으니...
친구여!!!
저 넓은 대양을 향해
힘차게 떠났던 연어가
태어난 곳으로 회귀하듯
고향을 그리워하고
보고싶어 달려가면
언제나 반겨줄수 있는
그런 친구가 되자...
친구여!!!
지천명의 인생고개를
함께 넘어 가면서
한줌의 재가되어
청고을 어느구석에
흩뿌려질 때까지
다독이며 위로할수 있는
그런 친구가 되자...
친구여!!!
서로 보듬고
서로 사랑하며
서로 위할수있는
그런 친구가 되자...
청초42여
영원한 불빛이어라!!!
청초42여
영원한 사랑이어라!!!
200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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