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

소래산 마애석불

푸른나귀 2007. 6. 8. 10:52
제목 : 소래산 마애석불


    이백 구십 구점사.
    야트막이 솟아오른 소래의 작은산
    숨 한번 고르고 오르는 등산길엔
    산꿩의 짝찿는 울음소리가
    골짜기에 메아리되어
    한낮의 더위를 쫓는다.



    중턱 바위틈 옹달샘에 목을 적시고
    평편한 산책길을 휘돌아 걷다보면
    몇길 바위에 백제 장인의 혼을 이어받은
    고려장인의 정 쪼으는 소리가 들리는듯 하며
    마애석불의 눈가에 흐르는
    자비에 찬 눈 웃음으로
    서남쪽의 너른 벌판을 바라보며
    천여년의 세월을 변함없이 지켜본다.



    언젠가 찿아올 미륵의 기다림인가
    가엾은 중생의 가련한 삶을 지켜봄인가
    이땅에 살다간 모든이들을 위한
    축복의 웃음이련가
    두손모아 합장하고 발길을 재촉한다.



    봄이오면 철쭉이 만발하고
    여름이 되면 황해의 시원함을 전해주며
    가을엔 단풍의 아름다움,그리고 백설의 겨울을
    우리 가까이서 우리에게 선사함은
    소래산의 큰 선물이다.



    산이 거기에 있기에 산을 찿듯
    짚신신고 그곳을 찿던 옛 선인들도,
    마애불의 눈웃음을 바라 보았듯이
    내 늙어 깊은 주름위로
    그 미소가 흐를 수 있도록
    마음에 새긴다... 

   
       

'서정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공원에서...  (0) 2007.06.11
그리움...  (0) 2007.06.08
무제  (0) 2007.06.08
지난 여름밤의 꿈...  (0) 2007.06.08
천상에서...  (0) 2007.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