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탈고)

천국의 문

푸른나귀 2017. 2. 3. 11:09



제목: 천국의 문

 

 

 

 

나지막한 뒷산에 기대어

동남향 해를 바라보고

앞개울 없어진지 오래인데도

오가는 화물차들만이

망인들을 깨운다.

 

천국의 문

 

검은 비석에 이름 석 자

하얀 십자가

기억하는 자식들의 이름들

빛바랜 조화 한 송이

 

줄지어 선 그들의 집엔

사연도 가지가지일터인데

아무 말이 없다.

 

천국의 문

 

찾아오는 이 없어도

기억하는 이 없어도

봄바람만은

그들의 속삭임을 엿듣는다.